초·중·고팀 잇따라 해체 전국 최강 위용 무색

25년 역사를 이어온 제민기 배구대회가 제주 배구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하지만 활발했던 초·중·고 학생부 참가가 현재는 많은 학교 배구팀들이 해체되면서 엘리트 체육 육성을 위한 방안이 절실하다.
 
원년대회인 지난 1990년 이후 제민기 초기에는 고등학교 4팀과 여중 1팀, 초등학교 4팀(남 2·여 2) 등 참가팀수가 9개에 이를 정도로 도내 학교 배구가 활성화돼 있었다.
 
특히 초등부는 제민기를 통해 서로의 실력을 겨루면서 남원초·효돈초·한림초 등이 전국 소년체전에서 금·은메달을 따는 등 전국 최강의 위용을 자랑했다. 또 제민기를 통해 배출된 스타선수들인 부용찬과 오재성, 김형진 등이 국가대표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며 제주 배구의 저력을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서귀산과고 배구부 해체를 끝으로 도내 중·고등학교 팀은 모두 사라졌고, 현재 동홍초 여자배구팀만 남아 간신히 학교배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제민기는 물론 초-중-고-대학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엘리트 선수 육성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어 제주배구가 명성을 되찾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학교와 교육청, 배구협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주배구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학교 배구팀 창단 등 엘리트 체육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병익 제주특별자치도배구협회 회장은 "국내 프로팀 3명, 대학팀 10여명, 국가대표선수까지 제민기를 통해 배출된 배구스타들이 제주 체육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다"며 "하지만 잇따른 팀 해체로 엘리트체육이 열악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지난 12년간 U-17 배구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일본과 교류하면서 일본 학교 관계자들의 배구팀 창단 열의에 놀란 적이 많다"며 "반면 제주는 오히려 팀수가 점점 감소하는 등 학교와 관계기관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홍 회장은 이어 "올해 협회 차원에서 학교 팀 창단을 위해 유니폼 등 물품과 전지훈련비, 지도자 등 집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학교 체육이 살아야 생활체육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배구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봉철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