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윤주형 기자 제2사회부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이번에도 도민들을 실망하게 했다.
 
농민을 위한다는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공무원이 1년 넘도록 수십 명의 농민을 속이고 돈을 가로채도 제주도의 '암행어사'인 도 감사위는 이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사위는 지난해 6월 24일부터 7월 5일까지 도농기원을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인데 이어 지난해 11월 25일부터 12월 20일까지는 공금횡령·유용 여부 등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감사위는 대농민 사기행각이 벌어진 기간에 실시한 두 차례 감사에도 농업기술원 공무원의 대농민 사기행각은 물론 공금횡령 등을 적발하지 못했다.
 
전문성 강화 등을 위해 30년 가까이 '감사원 밥'을 먹은 염차배 위원장을 제3기 '감사위호' 선장으로 앉혔지만 제주 공무원들의 비리는 끊이지 않고 있어 감사위 전문성 강화가 말 그대로 '헛구호'로 전락했다.
 
도대체 소를 몇 번이나 잃어야 외양간이 고쳐질지 모를 일이다.
 
더군다나 행정은 망가진 외양간을 소에게 보상받으라는 식으로 '나 몰라라'하고 있으니 행정을 믿은 농민들은 야속한 눈물만 흘리고 있다.
 
"농민을 속이고 돈을 뺏은 것은 공무원 개인이지 행정이 아니"란 것은 "외양간을 부순 것은 소지 외양간을 관리하는 일꾼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무더위에 구슬땀을 흘리며 자식처럼 감귤을 재배한 농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 감사위와 농업기술원은 공무원 1명으로 인해 공직사회 전체가 비판받는다며 자신들의 명예만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감사위는 자신들의 모습이 "외양간은 튼튼한데 센 소가 자꾸 외양간을 부수는 것"이라며 '소'만 탓하고 자리 깔고 앉아서 투정부리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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