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선 시인 「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출간

   
 
  ▲ 허영선 시인  
 
꽃망울 터뜨리며 마음을 애태우는 4월의 봄 날, 제주 섬은 가슴 절절이 아프다. 영혼조차 자유를 얻지 못했던 그 시절이, 아파도 아프다 말할 수 없던 그 시절이 회자된다.
 
4월이 아픈 제주, 다시 한 번 4·3을 말한다. 여전히 섬 안의 비극을 알지 못한 채 오름이며, 올레길 위, 해안가에 선 그대들을 위해서다.
 
허영선 시인이 4·3을 며칠 앞두고 출간한 「제주 4·3을 묻는 너에게」는 세상에 들려주는 4·3이야기다.
 
"네 남편이 산에 갔다, 동생이 갔다, 형이 갔다, 심지어는 사위가 산으로 갔다 해서 희생당했다. 도피자 가족 수용소가 있던 세화리에서는 젖먹이도 빨갱이라며 젖을 주지 못하도록 한 경우도 생겼으며, 도피자 형이 있다고 해서 한 초등학생을 수업 도중 데려다가 총을 쏘았다. 순간 담임선생은 모두 일어서게 해 묵념을 하게 했다고 살아남은 자는 증언했다"
 
차라리 악몽이길 바라는 '살아남은 자의 증언'은 실제다. 책 속에 허구는 단 한 줄도 없었다. 그래서 더 아프지만, 기억해야 할 역사이기에 가슴을 쓸어내려 본다.
 
   
 
     
 
책에는 해방을 시작으로 4·3의 발단과 전개, 그 끝나지 않은 역사를 제주 사람들에게 바짝 다가서 그들의 목소리, 몸짓, 심지어는 침묵까지도 담아냈다.
 
그래서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빠져드는 시선을 느끼고 이유 모를 한숨이 나오는 것일 테다.
 
허 시인은 지극히 쉬운 문체로 말하듯이 독자들에게 4·3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강요배 화백의 '한라산 자락 사람들', '동백꽃 지다' 등의 그림들을 적절히 배치해 '그 날'을 증언토록 했다.
 
서중석 역사학자는 "적시에 4·3에 대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고, 그러면서도 뜨겁게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좋은 책이 나왔다"고 '생기 있고 생동감 넘쳐흐르는 4·3이야기'로 이책을 추천한다.
 
지금이다. 제주4·3 66주년을 맞으며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지금, 모두의 4·3이 되도록 4·3의 진실을 알려야 한다. 서해문집·1만2900원.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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