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질트레일' 열다] 1. 융복합 관광상품 기대

▲ 용머리 해안. 사진=자료사진
고산 수월봉 이어 5일 산방산·용머리해안 '길열림'
유네스코 브랜딩, 마을자원 접목 통해 차별화 시도
정부 '탐방로 계획'선행·짜임새 있는 구성 등 주목
 
80만년 지구의 시간을 발밑에 두다.

이런 영화 같은 일이 제주에서 현실이 된다. 고산 수월봉 지질 트레일(2011년)에 이어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 트레일이 5일 열린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단 2곳밖에 개발되지 않은 지질 트레일은 '걷는 길'이 아닌 '오감체험 관광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 차례에 걸쳐 '지질 트레일'에 거는 기대와 전망을 살펴본다.
 
공동체 주축 지속성 살려
 
제주의 '지질트레일'은 특별하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다 역사·문화 등 인문자원과의 융·복합을 전제로 개발되면서 국가정책(지질탐방로 구축 계획) 선행모델로도 부상되고 있다.
 
특히 길을 낸다기 보다 스토리를 입히는 과정을 우선하고, '공동체'를 주축으로 한 마을 자원 활용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9월 제3차 아시아 태평양지질공원네트워크(APGN) 제주 총회에서 '수월봉 사례로 본 세계지질공원 인증 후 지역공동체의 변화'주제 발표가 이뤄졌을 정도다.
 
'생태·웰빙관광' 아이콘으로 꼽히는 제주올레가 촘촘한 민간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구축됐다면, 제주 지질트레일은 행정(제주시·서귀포시)과 전문기관(제주관광공사), 지역주민(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 핵심마을 활성화 사업)이 균형감 있는 연대가 바탕이 된다. 여기에 '유네스코 브랜딩'으로 정리되는 연계 사업-마을축제·지오푸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짜임새를 만들고 있다.
 
이는 '지질탐방로'에 해당 지역 생태·역사·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해 지속가능한 마을 경제 활성화 장치로 활용한다는 정부 계획을 최소 2~3년 앞선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지질자원과 마을문화 조화
 
우리나라 두 번째 지질 트레일로 낙점된 '산방산·용머리해안'지질트레일은 용머리해안 주차장을 출발점이자 도착점으로 사계리와 덕수리를 경유하는 A코스와 사계·화순·덕수리를 아우르는 B코스로 구성된다.
 
14.5㎞(4시간)의 A코스는 형제섬 해안도로를 따라 하모리층과 사람발자국 화석, 덕수리 돌담길, 불미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구성으로 지질과 마을문화의 조화가 강조됐다.
 
총길이는 비슷하지만 A코스에 비해 30분 정도 더 소요되는 B코스(14.4㎞)는 화순곶자왈과 과거 논농사를 짓기 위해 만들었던 수로와 소금막 등 생태 보고라 불리는 제주의 단면과 섬 특유의 '민속지식'이 어우러졌다.
 
A코스에 한해 10.7㎞단축 코스가 운영되지만 전체적으로는 원형 구성인데다 코스 중간 지오푸드(용머리해안 카스테라·하모리층 쿠키) 시식 코너과 마을 농수산물·가공품 판매대를 배치해 지역 체류 시간을 늘렸다. 코스 중간 지역주민 중 지질 문화 교육 이수자로 구성된 마을지질해설사가 배치, 이해를 돕는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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