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양파 농가 수확기 겹치며 일손 가뭄 반복
인건비 상승·인력업체 개입 등 수급 조절 난항

▲ 도내 조생양파·마늘농가들이 유통 처리난에 이은 가격하락에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수확조차 못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진은 마늘쫑 수확 모습. 강승남 기자
도내 조생양파·마늘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유통 처리난에 이은 가격하락에 '산지격리' 마음고생은 물론이고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수확조차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현재 한창 수확 작업 중인 조생양파 농가들에 따르면 2·3년 전 만하더라도 5만원 선이던 인건비가 올 들어 7만~1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5월 사정은 더 우울하다. 마늘 수확이 겹치다 보면 웃돈을 주고도 사람을 구하지 못할 만큼 '인력 가뭄'에 허덕이게 되기 때문이다.
 
농협제주지역본부가 농촌인력중개센터 가동을 위해 도내 유관기관과 협의를 하고 있지만 수급 조절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군 장병과 사회봉사명령 인력 외에 지역 기관·단체의 자원봉사 등 무상 인력은 예년 수준 운영이 가능할 전망이지만 유상 인력은 '지방선거' '관광'복병에 발목이 단단히 잡힌 상태다.
 
농촌 노동력 부족이 반복되는 가운데 '인력제공업체'가 우후죽순 들어서 인력 투입과 인건비에 직접적 개입을 하고 있는데다 전화상담·설문조사·부정선거감시단 등 예년에 비해 '지방선거' 수요가 늘어나면서 '쓸 만 한'손을 구하기 어렵게 됐다.
 
예년에 비해 속도가 빨라진 관광시장 사정 역시 농촌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달 지역 고용률 통계를 보면 서비스·판매종사자는 전년 동월 대비 15.6% 늘어난 8만1000여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농림어업숙련종사자는 4만6000명으로 지난해 3월 5만 4000명에 비해 9000명 감소하며 최근 인력시장 분위기를 반영했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양파·마늘 수확기 일손 부족 문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유난히 힘든 상황"이라며 "당장 사람을 구하는 일은 물론이고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것까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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