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탑승 화물차 운전자 김동수씨
배안에 갇힌 학생들 구조위해 안간힘
"밧줄·소방호스 손에 잡히는대로 던져"

▲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17일 제주항을 통해 입도한 김동수씨가 핸드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보이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둘째 딸 또래의 학생들이 살라달라고 외치는데 나만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더 구하지 못해 가슴 아파습니다"
 
16일 침몰된 '세월호'에 탑승하고 있던 김동수씨(49·함덕리)는 17일 화물차량 운전자 동료 21명과 함께 제주에 무사히 도착했고, 제주항에 마중을 나온 아내 김형숙씨(46)와 딸을 만나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배가 90도로 기울어지자 난간을 붙잡은 채 밧줄이나 소방호스 등 손에 잡히는 데로 학생들을 향해 내던졌다"며 "남학생들은 스스로 기어오르거나 밧줄을 잡고 올라오는데 여학생들은 힘없이 자꾸 미끄러져 십여명을 구했지만 아직도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생생하다"고 안타까워했다.
 
▲ 김동수씨의 딸 김예람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 권 기자
김씨는 호스나 밧줄이 짧아 학생들 손에 닿지 않으면 두 개를 묶어 던져주는 등 구조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을 살리려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 특히 5살의 권지연양도 김씨와 주변사람들이 배에서 끌어올렸다.
 
김씨는 "당시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으며 자랑할 일도 아니다"며 "한명이라도 더 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가슴이 아플 뿐이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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