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체전 무기 연기 이어 청보리·고사리축제 전면 취소
4·3평화마라톤 등도…지역 업체 등 홍보 자제 등 동참
'보호자 시설 후원'계좌 공유하는 등 애도 분위기 확산

'나는 제주에 산다. 지금은 제주에 산다는 것이 미안하다. 앞으로 제주를 찾을 너희들 또래의 아이들을 보면 더 미안할 것 같다. 여전히 같은 삶을 사는 어른이라 정말 미안하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접한 한 도민이 온라인 공간에 올린 글이 제주를 대변하고 있다. 불가항력으로 피붙이를 허망하게 잃어봤던 아픔, 그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도민사회의 4월 트라우마가 깊어지면서 섬 전체가 먹먹해졌다.
 
제48호 제주특별자치도민체전 등 이번 주말 행사를 시작으로 '4월 중' 예정이던 행사 대부분이 취소 또는 축소, 잠정 연기됐다.
 
제주도의 도민체전 연기 결정에 이어 19일 개막해 다음달 11월까지 가파도 일원에서 진행되는 '청보리축제'와 26일 개막 예정이던 제20회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가 전면 취소됐다.
 
같은 날 예정됐던 제주시 김녕어촌계의 야간 횃불 바릇잡이 행사도 톳 채취 어장개방 등 방문객 대상 프로그램만 약식 진행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역시 19일 열릴 예정이던 지구환경축제도 무기 연기됐다.
 
21일 예정됐던 민방위 비상소집훈련 역시 '세월호'사태 수습 때까지 연기됐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제주항공우주박물관 개관식(24일)도 잠정 연기 결정과 함께 '행사 당일 무료 입장'으로 대체됐다.
 
27일 열릴 예정이던 본사 주최의 '2014 평화의 섬 국제 마라톤'대회도 희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의 조속 구출을 기원하는 뜻으로 잠정 연기했다.
 
이번 사고로 나라 전체가 침통에 빠진 가운데 대규모 군집행사 외에도 SNS 등을 통한 도민들의 애도와 희망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실종자 가족 대국민 호소문'과 '보호자 수용시설 후원계좌'정보,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돌아오세요'등의 글을 공유하며 실종·사망자 가족들의 마음을 나누고 있다.
 
㈜한라산이 사고 해결까지 광고성 게시물과 홍보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제주여행연구소 등 '제주관광정보'를 게시·제공하는 인터넷·웹사이트들도 당분간 정보 업그레이드를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주 토·일요일 옛 아카데미극장 일대에서 열리던 문화예술시장 거리공연이 19일부터 일시 중단되고, ㈔제주올레는 4월말 올레음악쉼팡을 취소했다. 19일 서귀포시청소년수련시설연합회의 청소년어울림마당 행사와 제주이주여성쉼터의 개소5주년 기념식도 연기됐다. 각급학교 동문회에서 예정했던 행사들도 취소 또는 연기되는 등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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