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연 서귀포시 안전총괄과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과 필립 잠바도르 교수는 매우 흥미있는 실험을 했다. 치안이 비교적 허술한 골목을 골라 상태가 비슷한 두 대의 자동차를 일주일간 방치해 뒀다. 이 때 그 중 한대는 보닛을 열어놓고 다른 한대는 창문을 조금 깨뜨려 놓았다.

약간의 차이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후 두 대의 자동차에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보닛을 열어둔 자동차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지만 유리창을 조금 깨뜨려 놓은 자동차는 방치된 지 10분만에 배터리와 타이어가 전부 없어졌고 낙서, 오물 투기, 파괴 등으로 일주일 후에는 완전히 고철 상태가 됐다.

이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사소해 보이는 하나가 매우 중요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980년대 뉴욕시에서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뉴욕 지하철은 절대 타지마라'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연간 60만건 이상의 지하철 범죄가 일어났다.

이에 뉴욕시는 범죄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 근거해 지하철에 있는 모든 낙서를 지우는 방법을 사용했다.

낙서가 방치돼 있는 상태는 창문이 깨져있는 자동차와 같은 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낙서를 지운 후 지하철에서의 범죄발생률은 75%나 줄어 들었다고 한다.

'100-1=0'.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한마디로 설명해주는 수학식이다. 100가지를 잘했어도 1가지를 잘못하면 허사라는 것, 때로는 하나가 전부일 수도 있다는 것, 큰 일을 망치는 것은 엄청난 실수가 아니라 아주 작은 흠집이라는 것이다.

서귀포시는 깨진 유리창처럼 범죄 환경을 조장하는 생활 주변의 각종 안전위해요소를 4월 한달동안 일제조사할 예정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도로·건축·교통 등 위해요인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T/F팀을 구성·운영해 해소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큰 방축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 안전 서귀포를 위해 나부터 깨진 유리창을 찾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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