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만에 도매시장 출하, 중국산 대체 등
가격 경쟁력·안정 물량·지속성 확보 과제

▲ 2일 구좌농협과 주요 농산물 도매 시장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락시장 내 5개 농산물 도매법인과의 유통협약을 통해 올 1~4월 제주산 세척당근 2000t이 출하됐다.
풍년으로 인한 당근 유통처리난 해결에 세척당근 정가수의매매가 주효했다. 도매시장 내 인지도 확보라는 성과는 얻었지만 가격 경쟁력과 사업 지속성 확보는 과제로 남았다.
 
2일 구좌농협(조합장 부인하)과 주요 농산물 도매 시장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락시장 내 5개 농산물 도매법인과의 유통협약을 통해 올 1~4월 제주산 세척당근 2000t이 출하됐다.
 
지난 2007년 중국산에 밀려 시장에서 자진 퇴장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정가수의매매제를 통해 출하 가격(당근 10㎏ 특1박스 8000원·상품 6000원)을 고정, 물량변화에 따른 가격 저항을 최소화했다.
 
시작은 당근 수급·출하 조절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이었지만 성과는 컸다. 지난해 제주당근은 전년(2만여t)보다 2.5배 많은 5만여t이 생산되며 처리난에 봉착했었다.
 
전전처리 형태의 세척당근은 지난 3년여간 생산량 감소와 중국산과의 차별화를 이유로 시장에 출하되지 않았지만 올해 중국산보다 좋은 품질과 낮은 가격(중국산 최상품 10㎏ 1만원선)을 제시하며 시장내 입지를 확실히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제주 세척당근 출하 이후 중국산 당근 가격이 내렸는가 하면 수입량까지 현저히 줄어드는 등 시장 대체 효과를 봤다. 이로 인해 흙당근까지 평년 수준의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수급 조절은 물론 농가 수익 안정화에도 도움을 줬다. 도매시장에서 '계속사업'을 요구할 만큼 반응이 좋지만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번의 경우 과잉생산으로 인한 자구책이다 보니 물량 확보가 어렵지 않았고, 지자체로부터 물류비도 일부 지원받았지만 결국 3억5000만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
 
구좌농협 관계자는 "일단 시장은 확보했지만 안정적 수급 체계 구축이 관건인 상황"이라며 "농가들의 참여는 물론이고 물류비 계속 지원 등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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