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재보선 완패라는 결과를 놓고 `민심의 겸허한 수용"과 `뼈아픈 자성"을 강조했으나 향후 정국대책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내부진통을 겪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재보선을 통해 확인된 민심이 그동안 막연히 추측했던 것보다 훨씬 악화돼있음을 인정하고 위기상황에서의 일치단결과 여권 시스템의 전반적인 재정비, 야당과의 대화정치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구체적인 타개책과 관련해서는 대선후보 조기가시화, 개혁세력 전진배치와 민주개혁 연대, 국정 개혁의 과감한 추진 등 해법이 엇갈려 여권이 겪고 있는 일시적인 혼란상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조만간 최고위원 워크숍을 열어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함께 장기적인 정국 운영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26일 의원총회에서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해 민생경제 및 국정안정을 위한 국정개혁에 박차를 가해나가겠다"며"선거결과를 반성하라는 채찍으로 겸허히 받아들여 고칠 것은 고치고 해야 할 일은 과감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야당 역시 수의 정치, 양의 정치보다는 국민의 뜻에 따라 대화정치에 호응할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정(李在禎)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이 일치단결해야 하며 개혁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당정의 대폭적인 쇄신이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폭로정치 근절을 위한 새 정치문화를 만들기 위해 여당으로서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론에 대해서는 "조기에 선거가 과열될 우려가 있고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당내 민주개혁세력이 총결집해서 연대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개혁, 검찰개혁, 사회개혁 등 역사적 과제를 주도적으로 실천해야 하며,이는 당정쇄신보다 훨씬 넓고 포괄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丁世均) 기조위원장은 "여권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고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고, 송훈석(宋勳錫) 수석부총무는 "다수당인 한나라당을 인정해 대화를 통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한 국회운영을 강조한 뒤 "현재구심점이 없는 만큼 대선후보를 조기 가시화 하면 당이 안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당으로서는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한 만큼 누구의 책임을 따질 것도 없다"며 지도부 문책론을 차단한 뒤 "앞으로 치밀하게 분석해서 장기적인 대책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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