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 소장, 논설위원

생물권보전지역의 주요기능 중 하나인 지역발전프로그램을 실현하기위해 현재 제주도에서 생물권보전지역 로고사용 사업체 선정을 위한 공모사업과 관련해 지역 업체를 찾아가는 기회를 갖게 됐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한다면 생물권보전지역의 전이지역인 해발 200m 이상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생산물을 이용해 지역 업체가 만드는 사업에 제주도가 생물권보전지역의 로고를 사용하도록 해 상품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의 일환인 프로그램이다.

기회를 통해 방문했던 사업체들은 편백나무오일을 만드는 업체, 조릿대음료를 생산하는 업체, 고사리와 도토리를 이용해 로컬푸드를 만드는 업체, 우유를 가공해 치즈와 발효식품을 만드는 업체 등이었으며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독특한 제품들이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기쁜 마음과 고마움이 교차했다. 또한 오랫동안 고대해왔던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우유를 가공해 치즈와 발효유산균을 만드는 농원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1차 산업인 농림수산업과 2차 산업인 제조·가공업, 그리고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융·복합화로 결합시킨 산업인 6차 산업이 문득 떠올랐다.  농산물 생산(1차)만 하던 농가가 고부가가치 제품을 가공(2차)하고 나아가 향토 자원을 활용한 농장 체험프로그램 등 서비스업(3차)으로 확대하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게 된다는 프로그램이 요즘 대세인 6차 산업으로 불리고 있다. 생산·가공·유통·체험·관광·서비스 등으로 이어지는 6차 산업은 제주도의 자연환경과 관광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가장 쉽게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생각되며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염원하던 일이다.

6차 산업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제주도가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우선 지역의 인재를 육성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국가지원의 지역인재육성사업단을 구성하고 전문교육과정을 개설해 사명감과 자긍심으로 가득 찬 지역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외부 조력가나 전문컨설팅의 구성도 필요한 일이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지역의 인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을기업을 꾸준히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마을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마을기업의 조직과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 또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지역주민들에게 이익이 돌아와야 한다는 점이다. 6차 산업의 성공은 지역주민의 이익창출에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 6차 산업은 허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6차 산업은 마을 만들기 사업과도 관련성을 갖고 있으며 양질의 일자리창출과도 깊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친환경유기농으로 생산된 로컬푸드의 적극적인 장려정책을 통해 생물권보전지역이 이념을 실현해 제주도의 미래가치를 선도해 나가야 할 때다.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이 된지도 10년을 훨씬 넘기고 있는 만큼 이제는 실사구시의 안목으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확실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구호나 외침이 아닌 우리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현실적인 행동들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생물권보전지역 로고가 6차 산업과 조화롭게 접목해 제주의 자연이 살아 숨 쉬고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마을사람들의 삶의 질이 한층 더 높아지는 즐거운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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