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후보 파워인터뷰] 고창근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후보

비정규직 처우, 교육감 의지 가져야
일반고 신설보다 학급 확대로 해결
예술·체육고는 비용 부담 시기상조
통폐합은 동전의 양면…대화 필요
 
△세월호 참사로 공공부문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안전대책은 무엇인가.
 
=교육과정에 안전교육을 별도 교과목으로 독립시켜 의무화하고 학교 건물·기자재 등 정밀 안전 진단을 실시한 후 정례화하겠다. 또 정부 안전대책과 연계해 획기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 학교 현장에서 안전교육을 규정대로 실시하고 있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교원 안전 교육 연수를 확대함은 물론 교통·화재·재난·사고와 관련한 대피요령을 전문가에게 아웃소싱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
 
△4·3 국가추념일 지정을 계기로 4·3 교과서 편찬 등 평화교육 공약들이 속속 등장했다. 제주어 살리기도 당면 과제다. 제주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키우기 위한 대책은.
 
=4·3 국가추념일 지정을 계기로 제주 역사 교육을 재평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역사교육의 틀을 만들겠다. 그 속에서 4·3 교육 뿐만 아니라 제주역사의 올바른 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제주인의 정체성 교육을 확립시키겠다.
 
제주어 교육 역시 역사 및 문화의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제주어를 사용한 각종 출판물 보급, 환경·관광 프로그램 활용한 제주어 교육 전개, 교사 임용시 제주어 과목 포함 등 제주어를 보존·활성화 할 수 있는 정책들을 만들어 나가겠다.
 
△학교 비정규직의 경우 일부 처우개선이 이뤄졌다지만 현실성 없는 월급 등 여전히 문제가 제기된다. 개선 방안이 있나.
 
=지난해 단체교섭에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요구한 것은 △경력인정 호봉제 △정액 급식비 지원 △명절휴가비 인상 △상여금 △맞춤형복지비 정규직과 동일지급 등이었다.
 
이는 도교육청의 예산확보와 직결되는 문제로 예산확보 방안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이뤄질 수 없는 문제들이다. 따라서 교육감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교육감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개선해 나가야한다.
 
△고교체제 개편도 이번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합고사 폐지 또는 유지 중 어느 쪽 입장인가. 현재의 고교 평준화정책을 바꿀 의향이 있는가.
 
=타 시·도의 경우 특성화고의 일반고 전환 등으로 고교 선발인원보다 지원인원이 적어 자연스럽게 고입제도가 폐지되고 있다. 반면 제주는 제주시내 일반고 모집 정원보다 지원 학생수가 많아서 발생하는 문제다.
 
해결을 위해 제주시내 일반고 신설 이야기도 나오는데,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읍면 지역 고교의 공동화, 일반고 신설에 따른 예산 부담, 지속적 제주시 인구 유입에 또 다른 추가 일반고 신설이라는 문제를 양산시킬 소지가 있다.
 
따라서 고입제도 폐지, 제주시내 일반고 신설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현 상황에서는 일반고 학급 확대를 통해 학생을 유입하고 제주시 읍·면 지역 일반고에 교육예산을 적극 투입해 제주시내 일반고와 동등한 수준의 학력을 갖추도록 육성해 나가야 한다. 이후 제주시 동·서지역, 서귀포시 등 3개 권역으로 분류해 평준화를 이룬 후에 고입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
 
△'학교에서 자고 학원에서 공부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현재의 공교육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도 많다. 방안은.
 
=우선은 방과후학교를 내실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초·중등별로 창의성 중심 특기·적성 교육과 미래 비전 진로·체험 교육을 실시하겠다. 또 토요일 통합형 교육은 학생과 학부모를 참여시킨 진로· 진학교육으로 이뤄져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를 안착시키는 한편 도농간 학력 수준을 상향평준화해 고입부담을 덜도록 해야 한다. 다만 내신 평가와 선발 경쟁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으며, 길게는 대입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학교 수업의 질 향상, 학생과 학부모의 진로선택과 인식 개선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도내 예술·체육 고등학교와 대안학교를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각 학교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가장 큰 걸림돌은 설립비용과 교원수급, 교육과정 운영이다. 설립 비용만 보면 수원예술고 450억, 울산스포츠과학중·고교의 경우 670억원이 소요됐다.
 
또 체계적 교육과정과 전문 인력 배치가 필요한데, 특성상 분야와 종목이 다양하게 분산돼 있고 교육청 지원에는 한계가 있어 학부모의 비용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전국 모집에 따른 형평성 문제와 중도 포기자 대책도 우려된다.
 
따라서 설립 취지는 공감하나 현실적·합리적 방안을 전제로 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립고 내 특성화학급으로 예·체능학급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제주도와 협의체를 구성해 전도민적 공론화를 거쳐 추진돼야 한다.
 
△분교장과 본교의 경계는 몇 명이 적당한가. 학생수가 적더라도 소규모 학교를 유지할 방침인지, 아니면 인근 학교와 통폐합이 바람직하다고 보는지 의견을 말해 달라. 또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읍면 고교 지원 방안은.
 
=통폐합은 읍·면 지역 인구 감소에 따른 문제로, 단순히 본교와 분교장의 학생수를 가지고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교육감만 나서서 되는 일이 아니라 도정과 긴밀한 협조 아래 읍면 지역으로 인구를 유도하는 정책들을 마련하고, 학생들을 유인할 다양한 정책들로 통폐합 대신 특성화·발전의 길로 나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읍면 고교 지원은 지역 상황을 고려한 특성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제주시 동지역에 뒤질 것 없는 진로·진학 교육을 할 수 있는 형태로 예산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
 
△신제주 지역 여학생들인 경우 중학교는 여자 학급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많고, 고교는 남녕고 외에 아예 갈 곳이 없다. 외도지역에서도 중학교를 신설해 달라는 의견이 있는데.
 
=학교 신설은 다양한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판단한 뒤에 결정해야 할 문제다.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특히 2017년 급격한 학생수 감소가 예상되고 있고 외도중을 신설할 경우 인근 귀일중의 학생수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폐교의 상황까지도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학교 설립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신제주권 일반고 여자 학급 증설, 귀일중 및 신제주권 중학교로 학생들을 흡수하고 원거리 통학에 따른 통학 편의 제공 등의 지원을 우선 실시하겠다. 이후 학생수 증감을 고려해 중장기적 개선 방안을 추가로 만들어 나가겠다.
 
△교육국장으로 근무할 때 교육부와 교육감의 정책 대해 제 목소리를 많이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일례로 모교인 풍천초의 통폐합 위기에서도 오히려 주민설득에 앞장섰는데.
 
=도교육청 교육국장이란 자리는 대한민국 교육정책 기조의 바탕 위에서 제주교육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자리다. 개인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그것이 교육 공무원으로서, 교육국장으로서의 당연한 의무이자 소명인 것이지 목소리를 내고 안내고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적정규모학교의 교육적 효과와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효과의 문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학부모와 지역주민과 대화가 부족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양성언 교육감이 지난 10년간 업적도 많지만 인사 등 측근 챙기기를 했다는 비판도 일부 있어왔다. 고 예비후보가 국장으로 재직시에도 징계를 받은 사람을 사무관으로 승진시키는 등 불만이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일을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의미다. 모든 인사를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꼭 그렇게 되지는 않는 것이 또한 인사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 역시 어렵다. 따라서 다수 공감대를 형성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라면 어느 정도 성공한 인사가 아닌가 생각한다.
 
도교육청 교육공무원 인사는 교육국과 행정국이 나눠져 있고 실무 국장이 책임지는 형태로, 인사 대상자들의 생각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그로 인한 불만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뷰·사진=김대생 기자, 정리=김봉철 기자

 

■ 출마의 변

제주 교육은 최근 수년간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청렴도 평가, 시·도 교육청 평가 등에서 전국 최고의 성과를 거둬왔다. 또한 최근 제주도는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 시대를 맞은 가운데 개방화·국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흐름과 환경 변화를 감안할 때, 제주교육은 지금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국제 수준의 '동북아시아 최고를 지향하는 제주교육'체제로 성장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제주교육의 리더인 교육감은 교육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경영 능력, 탁월한 국제적 마인드와 외국어 구사능력, 그리고 친화적이고 봉사정신이 강한 인물이 교육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단에 들어온 이후 34년간 교사, 교감, 교장으로, 그리고 교육청 간부로 일해왔다. 일선 교사로서는 학교 현장에서 제주의 미래 꿈나무들을 지도하는데 함께 했고, 집행부 간부로서는 교육정책 수립과 집행에 동참했다. 이러한 경험과 능력이 '동북아시아 최고의 명품 제주교육'을 만드는 교육감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 출마하게 됐다. 건강한 제주교육, 조화로운 인재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