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후보 파워인터뷰]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후보

4·3교육 및 비정규직 조례로 해결 앞장
위원회 구성 도민합의 고입제도 개선
읍면 공교육 국제학교 80% 수준 달성
신제주권 인구 고려 환경개선 나설 것

 

△세월호 참사로 공공부문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안전대책은 무엇인가.

=문제는 수학여행 자체보다 지금까지 좀 더 안전한 수학여행이 되지 못한 것에 있다. 교육청과 지자체간 '교육행정협의회'를 내실화해 수학여행 등 현장학습에 대한 총체적 안전점검을 수시로 해야한다. 현장학습을 담당하는 관광업체 및 가이드 등에 대한 안전관리 교육도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또 학급 단위 등 소규모 테마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4·3 국가추념일 지정을 계기로 4·3 교과서 편찬 등 평화교육 공약들이 속속 등장했다. 제주어 살리기도 당면 과제다. 제주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키우기 위한 대책은.

=제주어 교육은 교육청뿐만 아니라 제주사회 전 분야가 공조해야 실질 효과를 낼 수 있다. 교육청을 포함한 산·학·연이 협치 체제를 공고히 해 도민사회 전 분야에서 제주어교육이 이뤄지는 기반을 만들겠다.

4·3교육은 제가 지난해 4·3평화교육 활성화 조례를 만들었다. 조례에 근거해 실질적 교육정책을 마련, 실천해야 한다. 광주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학교 현장에 보급하는 등 4·3교육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기반을 만들 것이다.

△학교 비정규직의 경우 일부 처우개선이 이뤄졌다지만 현실성 없는 월급 등 여전히 문제가 제기된다. 개선 방안이 있나.

=교육의원을 하며 꾸준히 해결책을 모색했다. 일례로 지난해 교육공무직 조례를 대표 발의해 입법화했다. 학교장 채용에서 교육감 직고용으로 바꾸도록 했다. 조례 제정으로 안정된 고용환경을 보장할 기본 기반이 조성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고용불안 해소와 각종 수당 등 처우개선, 공무직 전환을 막기 위한 15시간 미만 계약 등 과제가 산적하다.

교육감이 되면 단체교섭을 충실히 진행하며 이들을 동반자로 인식해 문제를 하나씩 실질적으로 해결하겠다.

△고교체제 개편도 이번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합고사 폐지 또는 유지 중 어느 쪽 입장인가. 현재의 고교 평준화정책을 바꿀 의향이 있는가.

=연합고사를 폐지하고, 일반계고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충분한 대비와 검토 없이 추진하면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교육청과 교사, 학부모, 동문들이 참여하는 '고입제도 개선 위원회'를 꾸리겠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도민들이 합의하는 고입제도 개선대책을 만들겠다.
고교 체제개편을 통해 읍면 고교를 성적에 따라 가는 학교가 아닌, '선택하는 학교'로 만들겠다. 읍면지역 학교를 살리고, 아이들의 잠재적 능력을 다각적으로 발굴, 육성하겠다.

△'학교에서 자고 학원에서 공부한다'는 말처럼 현재의 공교육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도 많다. 방안은.

=고입을 중심으로 한 학력경쟁 구조를 바꿔야 사교육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중학교 사교육 부담만 줄여도 절감 효과는 크다고 생각한다. 고입제도를 개선, 사교육의 비중을 줄이겠다.

또 읍면지역 학교를 특성화해 제주공교육을 국제학교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 이를 통해 읍면 학교를 살리고,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저는 사교육 없는 영어모임 '들엄시민'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를 살려 초중학교 영어 만큼은 사교육없이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

△도내 예술·체육 고등학교와 대안학교를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각 학교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제주는 특별자치도여서 '특별자치도 교육특례'를 통해 얼마든지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 새롭게 학교를 만들기보다 현재 읍면학교 활성화 방안으로 대안학교나 예체능학교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공립 대안교육기관에서 예술, 체육, 목공, 요리 등 학생들이 관심 있는 부분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 섬머힐과 같은 자유학교 형태로 규율보다 개성을 존중하는 교육기관(학교) 운영도 필요하다.

예체능학교는 지속성을 고려해 얼마나 수요가 있는지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이 역시 읍면 학교를 대상으로 '예체능학교' 특성화학교를 만들어 수요를 충족하면 될 것으로 본다.

△분교장과 본교의 경계는 몇 명이 적당한가. 학생수가 적더라도 소규모 학교를 유지할 방침인지, 아니면 인근 학교와 통폐합이 바람직하다고 보는지 의견을 말해 달라. 또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읍면 고교 지원 방안은.

=읍면학교는 통폐합 대상이 아니라 적극 활용하고 발전시켜야 할 대상이다. 읍면 지역과 학교가 상생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마련할 것이다. 각 지역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통학택시를 도입하는 등 활성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특히 제주는 교육과 연계할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이는 읍면지역 학교를 특성화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된다. 이를테면 자연환경을 이용해 생태학교, 아토피치유학교, 건강치유학교, 비만치유학교 등 특성화 학교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읍면지역 학교는 통폐합 대상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스스로 발길을 찾는 '제주형 혁신학교'가 될 것이다.

△신제주 지역 여학생들인 경우 중학교는 여자 학급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많고, 고교는 남녕고 외에 아예 갈 곳이 없다. 외도지역에서도 중학교를 신설해 달라는 의견이 있는데.

=외도를 포함한 서부지역 중학교 신설은 교육의원부터 필요성을 줄곧 알린 사안이다. 제가 대표 발의한 도립학교 관련 조례 개정안이 지난달 도의회를 통과해 서부지역 중학교 신설을 위한 제도기반이 마련됐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거대학교를 적정학교 규모로 조정하는 것이 교육환경 개선의 핵심이다. 최근 신제주권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적정 규모 학교 운영에 대한 대책은 지난해 노형중을 개교하는 정도였다. 그래도 여전히 과밀학급 문제는 진행 중이다. 고입제도 개선으로 고교체제를 개편하면서 신제주권 여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일부에서 전교조 제주지부장 시절 다소 과격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가 있다. 교육의원 재직 시절 역시 해군기지 반대 단식 투쟁  등 정치적 성향이 눈에 띈다는 지적이다.

=교육의원 당시 강정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진상규명과 평화적 해결 요구가 국내·외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와 해군은 대규모 경찰병력을 투입하는 등 공사를 밀어붙여 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민의를 대변하는 도의원 입장에서 해군기지 건설의 진상규명과 평화적 해결을 정부 등에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중 하나가 단식이었다. 물론 단식을 하면서도 의정활동을 통해 해군기지 문제해결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또한 전교조가 합법화된 이후 도교육청과 단체교섭이 진행됐다. 지부장 시절 교육청 관료들과 평교사 대표들 간에 최초로 협의가 진행됐다. 교육청 관계자들도 평교사들과 협의를 하는 게 익숙지 않았을 것이다. 더 나은 제주교육을 위한 성장통 과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교육의원 활동시 소규모학교 통폐합이나 4·3 평화교육 등 많은 현안을 놓고 도교육청과 부딪혀왔다. 교육감이 되면 교육의원 시절과는 다른 역할 수행도 불가피할 텐데.

=도민들이 체감하듯이 현재 제주교육은 고입제도 및 작은학교 통폐합 등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다양한 문제를 긍정적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정책을 검증하다보니 도 교육청과 충돌이 불가피했다.

교육의원을 하며 제주교육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과 구조적 문제점을 더욱 명확히 알게 됐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정책을 살펴보고 대안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제주교육이 실현해야 할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게 됐다.

교육감이 되면 역할과 자세가 달라질 것이다. 확고한 원칙 속에서 진실하게 소통하겠다. 제주교육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비전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제 1의 가치로 삼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 인터뷰·사진=김대생 기자, 정리=김봉철 기자

 

■ 출마의 변

교육자로서 늘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이 있다.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말자' '제주교육으로 모든 아이들이 웃고 행복했으면 좋겠다'이다.

아이들의 시험성적이 좋지 않아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도, 입시에 실패해 방황해도, 교육은 절대 아이들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교육감에 출마한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과 희망,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현재 우리 아이들은 제주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너무나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치열한 입시경쟁에 치여 스스로 잠재력을 소진하고 있다. 이제 제주교육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키워주면서 행복을 주는 '따뜻한 교육'으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고입제도 개선과 고교체제 개편을 통해 학력을 비롯한 아이들의 다양한 자질과 능력, 개성을 키우겠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더욱 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조금 뒤쳐지는 아이들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다양한 교육기회를 부여하겠다. 아이들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평화로운 교실을 만들겠다.

저의 꿈, 이제 현실로 만들려 한다. 도민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제주교육 100년을 열겠다.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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