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네 달 앞우고 진짜 시너지 청사진 없나?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다음카카오'로 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IT 생태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시너지의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 합병 시너지 청사진, 진짜 없나? 
 
다음 커뮤니케이션 최세훈 대표는 지난 26일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이 보유한 우수한 콘텐츠 및 서비스-비즈니스 노하우, 전문기술이 결합하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기자간담회 발표 내용에는 막연한 장밋빛 미래만 있을 뿐 구체적인 시너지 청사진은 쏙 빠져있었다. 
 
최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취재진의 끈질긴 질문에 대해 한사코 "향후 서비스에 대해 아직 논의는 없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당장 두 회사의 겹치는 서비스인 '마이피플'과 '카카오톡'의 통합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전략 노출을 막기 위해 밝힐 수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을 피했다. 
 
결국 두 대표의 말을 종합하면 두 회사의 합병은 막연히 '합병하면 좋을 것'이라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오는 10월 1일로 예정돼 있는 합병 기일까지는 네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이런 상황이라면 양사의 합병의 시너지 전망은 오히려 어둡다고 볼 수 있다. 
 
'2600명 + 600명 = ?명' '링겔만 효과' 올 수도 
 
합병법인인 다음카카오의 임직원은 기존 다음 2600여 명과 카카오 600여 명이 합쳐져 모두 3200여 명에 다다를 전망이다. 
 
문제는 3200명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시너지가 나타나는 기본 조건인 '화학적 통합'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음의 본사는 제주, 카카오 본사는 경기도 판교에 각각 위치해 있으며, 합병법인인 다음카카오의 본사는 제주로 결정된 상황이다. 
 
서울과 제주, 판교로 인력이 분산돼 있는 위치적 특성은 화학적 통합 저해 요소가 분명하다. 
 
또 혼자서 일할 때보다 여럿이 모여 힘을 합치면 더 큰 힘을 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힘이 줄어들 수도 있다. 이를 '링겔만 효과'라고 한다.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은 줄다리기 실험을 통해 '1+1=2'가 아니라 그보다 더 적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이론으로 정립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소수 인력으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강점을 나타냈지만, 합병으로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이런 강점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이석우 카카오 공동 대표는 "(경영진 사이에서는) 연애 결혼인데 직원들 사이에서는 중매 결혼인 셈"이라면서 "서로가 알아갈 시간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세훈 다음 대표는 "두 회사 모두 창조적 소통을 중요시하고 수평적으로 함께 일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서 "화학적 결합이 빠르고 쉽게 진행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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