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 농협 유통센터 마늘수매 현장
한 해 수확의 기쁨 대신 '시름' 가득

▲ 2014년산 마늘수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수매 현장은 수확의 기쁨보다 농민들의 한숨 소리로 가득했다. 사진은 한숨을 쉬는 농민의 뒷모습. 김지석 기자
"올해 산 마늘 가격하락에 속상하지만 그래도 인건비라도 건질까 해서요"
 
2014년산 마늘수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수매 현장은 수확의 기쁨보다 농민들의 한숨 소리로 가득했다.
 
올해 마늘 수매가격이 지난해보다 ㎏당 950원이 내린 1750원에 책정된 데다 상품 비율마저 낮아 농민들의 애간장이 타들어 가고 있기 때문.
 
30일 전국 최대 마늘 주산지인 대정농협 유통센터.
 
1년 동안 소중히 농사지은 마늘을 농협에 수매하려는 농가와 이를 확인하는 농협 직원들은 때 이른 더위도 잊은 채 구슬땀을 흘려가며 수매 작업에 한창이었다.
 
▲ 사진=김지석 기자
화물차량과 경운기 짐칸에 마늘을 가득 싣고 유통센터를 찾은 농민들은 입구에서 농협 직원들로부터 마늘수매 검사표를 받고는 전자저울 위에 올랐다.
 
몇 초 후 알람 소리와 함께 마늘무게가 나타나면서 농민들의 한해 농사 결실은 그렇게 책정됐다.
 
경운기에 마늘을 한가득 실어 온 김익수씨는 1380㎏이 찍힌 저울 무게 판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 사진=김지석 기자
김씨는 "지난해보다 수매가격이 너무 낮고 상품 비율도 현저히 떨어져 걱정"이라며 수매 확인서를 한참을 들여다보다 한숨을 지었다.
 
강양자씨(51·여)는 "올해 수매 단가로는 인건비도 건지기 힘들다. 일당과 비룟값 등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그래도 수확을 포기할 수는 없어 나오긴 했지만 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마늘 값이 크게 떨어진 것은 지난해 작황이 좋아 과잉공급이 된 데다 소비 위축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 사진=김지석 기자
한해 농사결실로 농민들이 가장 즐거워야 할 수매현장에는 수확의 기쁨을 알리는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마늘이 가득 채워져 있던 차량은 가벼워졌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농민들의 어깨와 발걸음은 무거워 보였다.
 
한편 서귀포농협과 중문농협, 제주축협, 한림농협, 제주시농협, 조천농협은 최근 마늘농가의 일손을 돕기 위해 각 지역 마늘 수확 현장을 찾아 일손 돕기에 나서고 있다. 김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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