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 재보선 패배 이후 당정개편과 정치일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민주당내 각 계파별 모임이 잇따르면서 이들 현안을 둘러싼 힘 겨루기 양상이 표면화되고 있다.

열린정치포럼, 바른정치모임, `새벽21" 등 초 재선 의원들의 모임과 `무계보"를 기치로 한 범정파 모임인 중도개혁포럼이 당정개편 시기와 후보조기가시화 등 당내정치일정 문제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잇단 모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광옥(韓光玉) 대표가 이날 한 방송과의 회견에서 `정기국회 뒤 정치일정 논의"방침을 밝혀 이에 대한 각 계파간 대립의 불씨가 사그러들긴 했지만 당정개편을 통한 쇄신 문제에 대해서는 대립이 여전해 당내 갈등 조짐을 빚고 있다.

특히 초 재선 의원들은 "당정쇄신 등 가시적 수습책이 선행되지 않는 정치일정논의는 특정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어 후보가시화 문제에 대한대립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도 아니다.

재야출신 개혁파 의원들의 모임인 `열린정치포럼(임채정.林采正)" 소속 의원들은 29일 오전 모임을 갖고 `선(先) 쇄신-후(後) 정치일정 논의"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모임에는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을 비롯 임채정 장영달(張永達) 유재건(柳在乾) 신기남(辛基南) 이미경(李美卿) 배기선(裵基善) 김희선(金希宣) 이호웅(李浩雄) 이재정(李在禎) 김성호(金成鎬) 임종석(任鍾晳)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의원들은 "민심 이반에 대한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전당대회를 논의하는 것은 올바른 수순, 근본적 치유책이 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김근태 위원도 "당정개편은 빠를수록 좋다"면서 "조기후보가시화는 국면을 전환시키고 재 보선 결과를 외면하는 것에 불과한 만큼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쇄신을 촉구했다.

바른정치모임도 이날 오후 모임을 갖고 당내 개혁파의 목소리를 관철시킬 수 있는 세력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지난해부터의 쇄신건의가 관철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쇄신 건의보다는 당내 기득권 세력을 힘으로 눌러야 하며 이를 위해 당내 민주개혁세력의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 보선 패배 이후 정치일정 논의 방침부터 나온 것은 현재 힘을 가진 사람들이 현상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며 후보 조기가시화에 극력 반대했다.

이와 관련,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새벽21"도 오는 31일 정례모임, 내달 2일 1박2일의 연수를 잇따라 갖고 당정개편 및 정치일정 논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다.

당내 최대조직인 중도개혁포럼도 28일 긴급임원회의를 가진데 이어 29일 오후마포에서 모임을 갖고 당내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어서 논의 결과에 따라 초 재선 소장파 의원들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중도개혁포럼은 전날 모임에서 지방선거전에 후보경선을 하자는 쪽으로 대체적인 의견을 모은 데다 이날 모임에서도 "총체적 국정쇄신이 필요 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한다"면서도 "당장의 개편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포럼의 한 핵심 관계자는 "초 재선 의원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당 총재이고 당 사무총장인양 행세하고 있다"면서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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