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단비] 47. 한부모가정 호현이네

당뇨 합병증으로 어머니 시작장애
가장 부재에 수입 끊겨 치료 못해
 
▲ 호현이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어머니를 부축해 신발을 신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시력을 잃어가는 호현이(17·가명) 어머니는 아들을 볼 수 없을까봐 두렵다. 아무리 먼 거리라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게 부모이나 이제는 바로 앞에 있는 아들의 얼굴도 흐릿하다. 기억에서 아들을 그려야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호현이는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잦은 병치레를 이유로 호현이가 태어난 지 얼마지나지 않아 가정을 버렸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에 당뇨가 있던 어머니는 합병증으로 눈 수술을 받았으나 증상이 악화돼 결국 2011년 시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가장의 부재도 모자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물만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나빠져 가정의 수입은 완전히 끊겼고 극심한 생활고로 이어졌다.
 
그나마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도움으로 집안 일은 해결하고 있으나 더이상 의지할 곳은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호현이마저 지난해 학교 체력검사에서 당뇨 진단을 받아 현재 약물치료중에 있는데다 사시증상으로 정밀검사가 필요하지만 경제적 사정으로 미뤄지고 있다.
어머니도 실명을 막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나 정부보조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호현이 어머니는 "해준 것도 없는데 아이에게 병을 준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며 "자동차 정비사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의 내일마저 보이지 않을까봐 두렵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후원 및 재능기부 문의=753-3703(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