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생각, 더 큰 제주' 교육감 당선인 과제] 3) 새 교육시스템 실험

국제학교 수준 제주형 혁신학교 공약
입시제도 등으로 성공 가능성 미지수
교사연수·적정 학생수 사전준비 필요
 
이번 진보 성향 교육감 당선으로 제주교육시스템에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말 그대로 지난 10년간 제주 교육을 이끌었던 '수장'이 바뀌는 만큼 무엇을 하든 변화로 해석될 정도다.
 
실제 앞서 '진보 교육감'체제를 실험했던 지역들에서는 학생인권조례를 비롯해 혁신학교·무상급식 확대, 학업성취도평가·교원평가 반대나 특목고·자율고 폐지 등을 두고도 치열한 논쟁이 이어졌었다.
 
이석문 당선인 역시 '제주형 혁신학교'라는 카드를 제시한 상태다.
 
제주형 혁신학교는 토론 및 협력수업, 독서활동, 다양한 평가방식, 소그룹 공동학습활동을 중시하면서 다양한 신체활동도 보장하는 국제학교의 방침을 도입한 교육형태로,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 외에 국제학교들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계층간 교육불균형 해소에도 목적이 있다.
 
이 당선인은 교원 1인당 학생수가 10명 이하인 소규모 초등학교와 읍면지역 고교를 중심으로 제주형 혁신학교를 지정해 점차적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구상단계라는 점이다. '국제학교 수준'이라는 것은 이를 운용할 교사나 받아들일 학생, 학부모들의 준비가 전제돼야 한다. 
 
소모임을 통해 토론식수업을 준비해온 교사들이 도내에 수십명 정도 있다고는 하지만 이들만으로는 역부족인 만큼 시행에 앞서 철저한 교사 연수와 교무행정사 충원이 선행돼야 한다.
 
중·고등학교인 경우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타 지역 혁신학교의 예가 있듯이 현재의 경쟁적 입시제도가 바뀌기 전까지는 '실험'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때문에 저학년은 성취평가 위주로, 3학년은 시험 위주인 2중교육체제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현재 고교 학급당 학생수가 35~45명으로 너무 많다는 점도 문제다.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토론식수업을 위한 적정 학생수인 20명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또 학부모들의 동의와 참여가 혁신학교 성공의 전제조건인 만큼 취임 초기부터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들의 이해를 구하는 작업에 적극 나설 것을 조언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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