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선 시인 「제주4·3」 중국어로 번역·출간
대만2·28기금회 주도…대학 수업교재 사용

허영선 시인의 「제주4·3」(제주4·3연구소편, 2006년)이 중국어로 번역·출간됐다.
 
제주4·3과 동질의 아픔을 지닌 대만의 재단법인 2·28사건 기념기금회(이하 2·28기금회)가 최근 '평화와 인권'을 향한 국제적인 연대 작업으로 「제주4·3」 중국어판을 발간했다.
 
대만의 한국전문가이자 2·28기금회 연구원 정내위가 번역을 맡았고, 2·28기념기금회 전 이사장이며 '한국사'를 집필했던 주립희 대만 정치대 교수가 번역 원고를 심사했다. 
 
책은 해방 직후의 민족적 열망, 세계 냉전 체제의 구도 등 외적 조건과 미군정의 실책, 친일파의 등장, 사회적 혼란, 도민에 대한 탄압 등이 정리됐다. 또 4·3이 남긴 상처와 교훈을 중심으로 제주사회가 나아가야 할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무거운 역사 이야기를 대화체로 풀어갔다. 
 
이번 중국어판 출간은 주립희 교수가 2008년 한국에서 「제주4·3」의 한국어판과 일본어판을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주 교수는 책의 서문을 통해 "대만 사람들의 인권 보장을 위한 사고와 깨우침을 얻을 수 있다"며 "대만은 문명세계의 국민을 위해 국제 인권과의 교류를 통해 인도주의 이념과 가치를 전파하는 데 방관하지 않아야 하는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2·28기금회는 책을 출간하면서 "대만의 2·28사건과 제주4·3은 역사적 배경과 국제적 환경에서 유사점이 많다"며 "사람들에게 인권과 평화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번역본은 대만 내 대학에서 수업 교재로도 사용된다. 주 교수는 대만 정치대 '한국정치 및 민주화' 수업에서 제주4·3을 알리기 위해 번역본을 활용 중이다.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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