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봉 교수 「표준어로 찾아보는 제주어사전」
젊은 세대·이주민 '제주어 길잡이' 역할 기대

'고소하다'는 제주어로 '코싱다', '잠잠하다'는 '속솜다'로 말한다.
 
제주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은 물론 제주에 살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익숙지 않은 말들이다. 제주어 어휘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이들에게 유용한 사전이 나왔다.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강영봉 제주대 국어문화원장이 최근 발간한 '표준어로 찾아보는 제주어사전'(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제주어센터 총서 2)이 바로 그것이다. 
 
제주어 자료집은 대여섯 종에 이르나 한결 같이 방언형을 표준어로 내세우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주어에 관심을 갖고 이에 접근하려 해도, 실제 그 궁금증을 쉽게 풀어내지 못했다. 강 교수가 책의 머리말에 "많은 사람들, 특히 외지인들은 표준어를 앞세운 사전도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며 채근과 압력이 거셌다"라며 사전의 출간 배경을 밝혔다. 
 
사전은 고 현평효 선생의 '제주도방언연구'(제1집 자료편)의 후편을 저본으로 해 수정·보완한 것이다.
 
사전에는 1만3800여 어휘의 표준어에 대응하는 제주어와 뜻풀이가 실렸고, 대응 표준어가 없는 제주어 표제어도 수록됐다. 아이들이 잡되게 장난치는 '자파리다', 자갈을 쌓아 올린 담벼락이나 돌무더기 '작벡' 등이 그 예다.
 
사전은 세대전승에서 위기에 봉착한 시대에 자라는 세대들, 즉 더 이상 제주어를 사용하지 않는 어린 세대들에게도 매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초등에서 중등과정까지 학교현장에서도 제주어 교육을 보완하는 학문적 기여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도서출판 각·3만원.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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