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일자리 영향, 맞벌이 비중 최고치로 상승

늘기만 하던 '전업주부'가 11개월째 감소하며 700만명선 붕괴가 임박했다.
 
가정에만 머물지 않고 고용시장에 나오는 여성이 급증해서다.
 
집안일을 돌보는 남성은 숫자가 적은 가운데도 최근 10%대 감소율을 보였다.
 
18일 통계청의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가사'와 '육아'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인구는 708만2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19만1천명) 줄었다.
 
이런 감소폭은 같은 기간 비경제활동(비경)인구의 전체 감소 규모(16만2천명)를 웃도는 것이다.
 
가사는 대부분의 시간을 자기 집에서 가사를 돌보거나 돌볼 책임이 있었던 사람을, 육아는 미취학 자녀를 돌보기 위해 집에 있는 사람을 말한다. 둘 다 전업주부 성격이기에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인구에 속한다.
 
이로써 전업주부는 지난해 7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로 11개월째 줄었다.
 
지난 2004년 2월까지 14개월 연속으로 줄어든 이후 최장 감소세다.
 
지난 2월에는 29만7천명이 줄면서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구직기간 기준을 1주에서 4주로 바꾼 1999년 6월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나눠서 보면 5월 가사 인구는 568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13만3천명) 줄며 전년 동기 대비로 11개월째 감소했다. 육아는 139만5천명으로 4.0%(5만8천명) 감소하며 지난해 11월 이래 7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 2월까지는 상대적으로 전업주부 성격이 강한 가사 인구의 감소율이 두드러졌지만 3월부터는 육아 인구가 더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가사와 육아 인구는 전체 비경인구에서 각각 37%, 9% 안팎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대부분은 여성이다.
 
성별로 가사인구를 보면 여성은 지난달 557만7천명으로 2.0%(11만5천명) 줄고 남성은 11만명으로 14.4%(1만9천명) 감소했다. 육아인구는 여성이 138만8천명으로 4.0%(5만8천명) 줄어든 반면에 남성은 7천명으로 7.9%(500명) 늘었다.
 
이런 감소세에는 경기 회복세에 따라 구직자가 늘어난데다 정부가 일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도록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를 정책적으로 독려한 영향이 컸다.
 
시간제 근로자는 급증세다.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는 지난 3월 기준으로 191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1%(15만9천명) 늘었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에서 시간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3월 기준으로 2008년 23.1%에서 2013년 30.7%, 올해 32.4%로 상승했다.
 
다만, 지난 3월 시간제 근로자 가운데 54.7%는 비(非)자발적 사유로 해당 일자리를 택했으며 이 중 64.8%는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비경인구에서 취업자·실업자로 옮겨가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함께 올라가는 현상은 경기회복 초기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지속성을 띤다는 점에서 구조적 변화의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경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 유입되는 계층은 주로 고령층과 여성으로 추정된다"며 "시간제 일자리를 늘린 영향이 크지만 고령층과 여성이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부분이 50대인 베이비부머 입장에서는 고령화에 대비해야 하고 고령층으로서는 당장의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상황이 고려된 셈이다.
 
실제 맞벌이도 크게 늘고 있다.
 
매년 1분기 기준으로 맞벌이 비중은 전체가구에선 2008년 32.91%, 지난해 35.60%, 올해 37.18%로, 근로자가구에선 35.43%, 39.63%, 41.30%로 각각 높아지며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