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희씨 「제주 토박이의 섬…」 발간

제주 토박이가 쓴 제주 문화유산 답사기가 나왔다. 20여년 전 몇몇 지인들과 오름을 오르고, 주변의 문화유적지를 돌아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 너무나도 모르고 있구나'라는 부끄러움에서 출발한 책이다.
 
제주 토박이의 주인공은 강용희 ㈔제주역사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20여년간 발로 디뎠던 섬 안의 이야기를 「제주 토박이의 섬·바람·오름 이야기」로 펴냈다.
 
책 안에는 역사와 문화유적지가 함께 묶여 11개의 길로 나눠 정리됐다. 
 
'4·3의 발발과 전개'로 시작된 이야기는 너븐숭이 기념관과 낙성동 성터, 이덕구 산전, 헛묘, 구억분교, 백조일손지묘, 박진경 추모지의 길을 내며 '제주4·3'이란 역사를 완성시켰다. 또한 '오현단' 이야기는 관덕정과 광해군 적거지, 제주 읍성 등을 안내하는 길잡이가 됐다.  
 
이렇게 책이 완성되기 까지는 저자의 '노고'를 빼놓을 수 없다. 지도 한 장만 달랑 들고, 오르는 길도 없는 오름을 가시덤불 헤치며 찾아다닌 적도 많고, 바로 옆에 유적지를 두고도 몰라 물어물어 찾아 헤매던 기억이 많다는 게 저자의 에피소드다. 
 
최근 서점가에 지역의 역사·문화를 조명하는 출판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강 씨의 신간은 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어제 무심코 지나쳤던 돌담도 오늘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저자의 말, 책을 마주한 뒤 익숙해진다. 책과나무·1만5000원.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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