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성 논설실장 겸 서귀포지사장

지난해 처음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연 제주도는 올해 1150만명 유치에 이어 최종적으로는 2000만 관광객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는 제주가 2000만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주국제공항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숙박시설이나 교통수단 등 도내에서 관광객들이 묵고 이동하고 즐길 수 있는 기반시설이 아무리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하더라도 이들이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제주행을 포기한다면 2000만 관광객은 언감생심이다.
 
이처럼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이 제주관광의 흥망을 좌우하는 관건으로 떠오르면서 제주특별자치도는 물론 중앙정부나 정치권에서도 주요 현안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대선 당시 후보 자격으로 제주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역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을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외국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이고 제주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시키기 위해 제주공항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며 "기존 제주공항을 확장하거나 신규 건설을 추진하고 최종방안은 도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토교통부는 2010년 마련한 제4차 공항개발중장기계획(2011~2015년)에서 제주공항 포화시기를 2025년 이후로 예측했다. 반면 제주도가 2012년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에 의뢰한 '제주신공항 개발구상 연구용역'에서는 2019년으로 정부보다 6년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은 2006만명으로 정부가 예측한 중장기계획상 2020년 1989만명을 7년이나 앞당겨 달성했다. 
 
이와 별도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8월 한국항공대학교 컨소시엄에 의뢰한 '제주 항공수요조사 연구용역' 결과가 오는 8월이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제주지역 항공수요 예측 및 제주공항 포화시기 전망을 담은 이 용역결과를 기초로 오는 9월 '제주지역 공항개발 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가 내년 8월까지 신공항 건설안 또는 기존공항 확장안에 대한 비교 타당성 조사를 마치게 된다. 이어 내년 하반기에 항공수요전망, 권역별 중장기 기본계획, 투자소요 및 재원조달방안, 공항개발 방향 등을 담은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2016~2020년)이 고시되면 공항개발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2021년이면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신공항 건설의 경우 2025년, 기존공항 확장은 2022년 쯤이면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제주공항 24시간 운항체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지난 2012년 3월 국제선 활성화를 위해 운항시간 확대를 추진하다 주민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는데다 김포·김해 등 다른 지방 공항 항공기 운항이 소음과 군작전 등으로 저녁 10~11시부터 다음날 새벽 6~7시까지 제한돼 24시간 운항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밖에 다른 나라 국제선 역시 심야시간대 운항이 지극히 제한적인 점도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공항의 위치가 달라질 경우 기존 도심의 침체, 대규모 환경파괴, 접근성 악화, 건설비용 부담 등이 뒤따른다며 기존공항 대폭 확장이 유리하다는 국토연구원 용역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반영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니미스트'가 2012년 5월, 스페인의 글로벌 IT업체인 '아마데우스'가 2013년 4월 제주-김포를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노선으로 각각 선정할 만큼 제주공항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정부는 제주공항이 국민 관광욕구를 충족시키고 해외관광객 유치로 인한 외화획득에도 필수적인 교통인프라 시설이라는 점을 감안, 용역결과에 따라 신공항 건설이나 기존공항 확장 가운데 하나를 최우선 국책사업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도민사회는 제주발전의 백년대계를 세우는 사업에 지역적·개인적 이해관계를 떠나 정부가 인프라 확충에 조기 착수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저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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