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 260억 투입 모슬포 남항 무용지물

▲ 10억여원을 들여 시설된 모슬포 남항 대합실이 4년째 방치되고 있다. 윤주형 기자
위판장·유류공급소 등 전무 어선들도 외면
모슬포 북항 여객선·어선 뒤엉켜 충돌 위험
 
260억원대에 이르는 예산을 들여 시설한 모슬포 남항이 거의 무용지물인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현재 북항을 이용중인 정기여객선을 남항으로 이전할 계획이지만 잠수조업 피해대책 마련을 우선 요구하는 마을 어촌계의 반발 등에 부딪혀 수년간 활용이 전무한 실정이다.  
 
▲남항내 대합실 신축 등 운항 인프라 확보
 
제주특별자치도는 어선들의 안전 정박과 원활한 어획물 양륙 등을 위해 지난 2012년까지 총사업비 499억원을 투입, 모슬포 북항 및 남항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제주도는 통상 모슬포항으로 불리고 있는 모슬포 북항에 232억원, 과거 운진항으로 불리던 모슬포 남항에 267억원을 각각 들여 선착장과 방파제·물양장·호안 등을 시설했다.
 
도는 특히 모슬포 북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가파·마라도행 정기여객선을 북항에서 남쪽으로 700여m 떨어진 모슬포 남항으로 이전하기 위해 2011년 7월 총사업비 10억4500만원을 투입, 모슬포 남항에 200평 규모의 2층짜리 여객선대합실을 신축했다.
 
그러나 모슬포 남항 일대에서 1종공동어장 면허를 갖고 있는 하모어촌계가 잠수조업에 지장을 받는다며 여객선대합실 이전 및 여객선 운항을 반대, 4년째 대합실은 문이 잠긴 채 전혀 활용되지 않고 있다.
 
또 여객선이 접안할 예정인 대합실 앞 바다 수심이 2.5m 정도에 불과한 것도 여객선 운항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광이미지도 훼손…어촌계 설득은 난항
 
제주도는 여객선대합실 준공 직전인 2011년 4·7월에 이어 올해 4월에도 서귀포시, ㈜삼영해운, 하모어촌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여객선대합실 이전, 항만 준설 및 활성화 설명회를 가졌지만 어촌계는 피해대책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가파·마라도를 오고가는 삼영해운 소속 모슬포1호(173t)·모슬포2호(156t)·21삼영호(199t) 등 규모가 큰 여객선이 입구도 비좁은 모슬포 북항에서 다른 어선들과 뒤섞여 입·출항, 충돌 위험성을 낳는가 하면 관광지로서의 이미지도 떨어뜨리고 있다.
 
이처럼 모슬포 남항 여객선대합실이 전혀 활용되지 못하는데다 수협 위판장이나 유류공급소, 각종 선수물자 공급처 등 어선을 위한 시설이 전무하면서 보통 100~150여척이 이용하는 북항과 달리 남항에는 현재 어선 20~30여척이 드나드는데 그치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조기에 모슬포 남항을 준설하고 삼영해운을 북항에서 남항으로 이전해오도록 어촌계와의 협의를 이끌어내는 등 모슬포 남항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도와 시 관계자는 "어촌계에서는 항만 내 준설과 여객선 운항 시 소라·전복 등 수산물에 피해를 주고 잠수 조업에도 지장을 준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조만간 어촌계와 협의, 7월 중 준설공사에 착수하고 대합실 이전까지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두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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