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최대 조직인 중도개혁포럼과 재선중심의 바른정치모임, 초선 개혁파 등이 29일 각각 모임을 갖고 민심수습을 위한 당내 특별기구 구성을 결의하는 등 당정쇄신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도포럼
이날밤 마포 한 호텔에서 원내외 위원장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4시간 가까운 난상토론을 통해 "비상한 각오로 거듭 태어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제가 있는 것으로 거론되는 사람들에 대해선 과감한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봐도 된다"고 박병석(朴炳錫) 의원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야당과 언론이 증폭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K씨에 대해선 부정적인이미지가 있다"며 영문 이니셜을 거론하기도 했고,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검찰에특별기구를 만들어 여야를 막론하고 각종 설에 대한 과감하고 신속한 수사를 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K씨" 거론에 대해 포럼 회장인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은 파장을 우려한 듯 "야당이 자꾸 K니, H니, KKK니 이니셜을 거론하니 수사를 해서 분명히 가려, 그 결과에 따라 처리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적극 해명하기도 했다.

박병석 의원은 쇄신대상으로 "주로 당과 정부를 얘기했고, 일부는 청와대도 거론했다"고 전했다.

각자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전면적인 인적쇄신의 필요성엔 공감했으나 `선 쇄신" 주장과 `선 후보가시화 후 후보 중심의 쇄신" 주장이 엇갈린 가운데 후자가 더 많이 제기됐다.

같은 맥락에서 지방선거전에 후보를 조기에 가시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이 제기됐다고 박병석 의원은 전했다.

중도포럼은 이날 국정쇄신과 정치일정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각 대선주자 진영으로부터 중립적인 인사들로 당내에 특별기구를 구성할 것을 총재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 건의키로 하고 모임을 마쳤다.

정균환 특보단장은 이러한 건의사항을 포함, 이날 포럼에서 나온 주장들을 `가감없이" 빠른 시일내에 김 대통령에게 보고키로 했다.

포럼에선 "당 운영이 장기판 장기 두듯 하는데 말을 다 바꿔야 한다. 백날 바뀐 게 없이 그 자리다" "의약분업 때부터 우리 지지층이 등을 돌렸다" "인적쇄신이 사람 몇 명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 "야당은 원내운영에서 통제시스템이 있는데 우리 당은 체계적인 통제시스템이 없다"는 등의 내부 비판론이 쏟아졌다.

◇바른정치모임
역시 이날밤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정동영 최고위원을 비롯,천정배, 신기남, 이강래, 이종걸, 함승희, 송영길, 임종석 의원 등 회원 외에 김태홍의원까지 합석, 2시간 가량 논의한 끝에 "민심의 화살이 우리의 심장에 꽂혔다"는 시국진단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신 의원이 전했다..

이에 따라 "비상시국으로 규정, 당을 구해야 한다"는 결의를 했으나 "구당조치의 구체적인 부분은 의견차이가 있었다"고 신 의원은 덧붙였다.

신 의원은 그러나 "상황인식에선 같았다"고 강조하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진지함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모임에선 지난 5월 정풍운동때와 같이 일부 인사가 거론됐으나 당시특정인을 거론한 이후 당내 여론의 뒷받침을 받지 못해 무산된 전철을 밟지 말아야한다는 공감대속에 여론확산을 위한 전략전술에 대한 논의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남 의원은 "여론이 형성되고 있으니 결집해야 한다. 다른 의원들과도 만나게 될 것이다. 현 시국은 누구도 피해나갈 수 없다. 금명간 확연하게 결론이 날 것이다"고 강조했고 천정배 의원도 "구체적인 내용을 관철하기 위해 여론을 모아야 한다"고 말해 `거사"에 앞서 동조세력 규합에 주력할 뜻을 시사했다.

거론된 인사에 대해 신기남 의원은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고 천정배 의원은 "누구누구가 퇴진하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라고 말해 자신들의 `구당조치"가 특정인사들에 대한 퇴진요구 수준으로 `격하"돼 당내 분란으로 치부될 것을 경계했다.

임종석 의원은 `구당조치"에 대해 "추상적인 게 아니다"고 말해 구체적인 `작전계획"도 마련했음을 시사했다.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국민의 관심은 당내 후보선출시기에 있지 않다"고 후보 조기 가시화론의 조기거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앞서 초선 개혁파 모임인 `새벽21"의 박인상, 정범구, 이호웅, 김성호 의원도 이날 낮 국회의원회관에서 회동, 이날 오전 열린정치포럼에서 정리된 `선(先)쇄신 후(後) 전당대회" 입장에 동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전승현 김범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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