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여성이 미래다 3-제주 여성들 지위는?

올해 제주에는 '여성'을 주제로 한 국제적 행사가 성대히 열려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우선 전세계 100여개 회원국을 보유한 영향력 있는 여성단체인 전문직여성세계연맹(BPW)가 지난 5월 제주에서 제28회 세계총회를 열었다.
 
'권한 강화된 여성이 비즈니스를 선도한다'란 주제로 진행된 BPW 세계총회에는 전세계 여성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여성의 권익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모았다. 특히 BPW의 아이콘으로 제주여성의 표상인 '김만덕'을 선정해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뒤이어 BPW는 김만덕기념사업회와 함께 매년 세계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상의 이름을 '김만덕 어워드'로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BPW는 "성차별이 팽배했던 봉건시대 기생 출신에서 조선 최초의 여성CEO가 됐고 모든 부를 환원함으로서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실천한 김만덕 정신이야 말로 세계 여성들의 롤모델"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3월 제주시 건입동 금산생태공원 인근에서 '김만덕 기념관'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또 연말에는 '김만덕 기념관 운영 및 설치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올해 제주 정치권에 여성들이 대거 참여해 여성 직위 향상이 기대되는 해이기도 하다.
 
비례대표였던 이선화·현정화 도의원이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남성 후보들과 겨뤄 당당히 '도 최초 지역구 여성의원' 뱃지를 달았다.
 
또 여성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여성의원까지 포함할 경우 지난 2일 개원한 제10대 제주도의회에서 여성 비율이 17%나 된다.
 
그러나 이러한 성적이 제주 여성 지위 향상에 도움된다고 볼 수 있을까. 대답은 'NO'에 가깝다. 지금까지 제자리였던 여성 권익이 '기대감'만으로 갑자기 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육아·보육·일자리·성희롱·진급·결혼·출산·근무여건·사회적 편견 등의 여성문제는 아직도 해결할 부분이 산적해 있다.
 
이제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여성의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씨앗'이 마련됐으니 이제 정성과 관심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이소진 기자 sj@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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