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교육문화체육부 이소진 기자

제주특별자치도는 '여성친화도시'다. 지난 2011년 여성가족부로부터 전국 광역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여성친화도시'로 지정 받고 오는 2015년까지 다양한 사업들이 전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제주는 여성에 '불친절'한 도시다. 여성을 위한 '배려'가 존재하지 않는다. 여성주간 열아홉 번째 주기를 맞아 여성들을 위한 공간을 찾아봤다.
 
수유실·유아휴게실·유모차 대여·기저귀 거치대 등의 여성편의가 제공된 곳은 제주시내에 일도1동 칠성로와 지하상가 등 뿐이었다. 제주처럼 여성 배려가 적은 곳에 이 같은 시설을 계획했다는 사실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사후 관리다.
 
칠성로의 경우 지난해 7월 '제18회 여성주간'을 맞아 제주시의 예산으로 유모차 2대와 CCTV 2대, 기저귀 교환대 2곳이 설치됐다.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용률은 저조하다. 홍보가 안됐기 때문이다. 행정에서 조그만 표지판 하나만 만들어 놨어도 이 같았을까. 결국 행정이 씨를 뿌려놓고 물을 주지 않아 씨앗을 말라죽인 셈이 됐다.
 
특히 지하상가는 가관이었다. '여성 배려' 목적으로 유모차 24대를 배치해 놨지만 '위생 불량'으로 이용객들을 불안케 했다. 유모차 보관대는 먼지가 쌓여있는 것은 기본, 벌레도 들끓었다.
 
자하상가 관계자는 "날파리는 어디에나 있다"며 무개념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여성친화도시'라는 문패가 낯부끄러운 현장이었다. 작은 배려의 시작이 큰 감동을 얻는다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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