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스님 자비정사·논설위원

어느 사회, 어느 국가나 보수 세력과 진보세력이 공존하며 서로 경쟁하고 견제하며 발전을 이뤄 나가기 마련이다. 두 세력 간에 균형이 이뤄질 때에 그 사회나 국가는 안정을 이루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게 된다. 정치학에서는 '20대 나이에 진보가 아닌 자는 어리석은 자이고, 40대에 이르러서 보수가 아닌 자 역시 어리석은 자 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젊어서는 진보적 성향을 띄기 마련이고 나이 들어서는 보수적 성향을 띄기 마련임을 일러 준다. 그래서인지 우리 사회에서 젊은 층에서는 진보 층이 강하고 장년 이후 층에서는 보수 세력이 강하다.
 
이 나라의 장래가 희망을 가지려면 개혁적인 보수 세력과 합리적인 진보세력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정권을 주고받으며 나라를 이끌어 가야 할 터인데 보수 세력이 병들어 있게 되면 그만큼 나라 전체의 장래가 염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 보수 세력의 병폐를 말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한국보수 세력은 희생하려들지를 않고 누리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자녀를 군대에 안 보내려 하고 세금도 내지 않으려 한다. 민주화 세력, 진보세력이 앞장서서 감옥가고 매 맞으며 이룬 민주화의 열매를 앉아서 누리려고만 한다. 희생하려 하지를 않고 가만히 있다가 이권이 눈에 보이면 눈에 불을 켜고 나선다.
 
둘째는 한국보수 세력은 뭉치지 않는다. 한국보수 세력의 특기가 분열이다. 자신의 이권과 욕심에 따라 행동하지, 전체를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며 뭉치지를 못한다. 이번 선거에서 각 지역의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국 17개 지역 교육감 선거에서 13개 지역이 진보진영의 후보가 당선됐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보수 세력은 후보가 난립해 출마했고 진보세력은 단일화했다.
 
셋째로 한국보수 세력은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점에 가면 진보진영에 속한 인사들이 펴낸 책들에 비해 보수진영에서 펴낸 책들은 너무나 적고 내용이 빈약하다. 아마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이 출간한 책의 양을 비교하자면 8:2 혹은 9:1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보수 측 인사들이 공부를 하지 않기에 출간되는 책이 빈약할 수밖에 없다. 
 
넷째는 한국보수 세력은 사람을 키우지 않는다. 사람을 키우지 않는 전통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 시대부터 그러했다. 일본의 경우 이승만 대통령과 같은 시기에 집권한 수상이 요시다 시게루였다. 그는 소위 요시다학교를 열어 차세대에 일본을 이끌어 나갈 일꾼들을 조직적으로, 규칙적으로 키웠다. 요시다 시게루학교에서 키워진 일본보수진영의 걸출한 인재들이 전후 일본의 부흥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은 전혀 달랐다. 이기붕, 신성모 같은 부류를 내세워 국가를 이끌다 4·19 혁명을 맞고 본인의 정치생명도 비극으로 끝마쳤다. 일꾼을 키우지 아니하고 후계자를 키우지 않는 풍토는 한국보수 세력의 병폐 중의 치명적인 병폐이다.
 
다섯째 한국 보수 세력은 민족경영과 국가경영의 비전이 없고 경륜이 부족하다. 가장 단적인 예가 지금 모든 정세가 통일한국에로 유익하게 돌아가고 있는 지금에 이르러 보수 측 인사들은 통일을 어떻게 성취할 것이며 통일 이후에 겨레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보수 세력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각고의 노력으로 버릴 것은 버리고 고칠 것은 고쳐 나가며 통일한국시대에 위대한 코리아, Grand Korea를 건설해 나갈 꿈과 비전, 경륜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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