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최근 병원을 찾은 환자가 말했다. "요즘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무겁고 아프네요"
 
연일 비가 내리면서 찌뿌듯한 몸과 답답한 마음은 무엇 때문일까. 쥐도 새도 모르게 업습하는 '습(濕)'과 그에 따른 건강관리에 대해 알아보자. 
 
여름은 열매를 맺는 계절이라는 뜻이다. 뜨거운 태양을 향해 온몸을 열어 광합성과 증산작용이 왕성해야 오곡백과가 무럭무럭 자라는데 그 바탕에는 장마철의 충분한 물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과도한 물은 식물은 썩게 하고 사람은 지치게 만든다.
 
장마철 고온다습한 외부 환경은 과잉된 습사(濕邪)와 관련 있다. 습기에 상한 것을 중습(中濕)이라고 하며 몸이 무겁고 뼈마디가 아프며 부종이 오고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한 현상이 나타난다. 주로 피부가 희며 살집이 있고 잘 붓는 유형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내부의 기운이 부족해 순환이 안 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눅눅하고 꿉꿉한 장마철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장염 환자 비율이 70% 이상 급증하는 장마철에는 체내의 습이 쌓이는 것에 주의를 해야 한다. 날 음식·찬 음식·밀가루 음식 등 소화에 부담되는 음식을 피하고 담백한 음식을 먹어 비위를 가볍게 해야 한다. 내부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인삼차를 먹으면 비위가 튼튼해지고 피로가 줄어든다. 삽주뿌리(창출)와 율무차는 체내의 습기를 제거하고 소화기능을 촉진시켜 준다.
 
평소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분은 기압의 변화로 통증이 증가한다. 물리치료와 침구요법으로 호전되기 어려운 만성질환은 피를 맑게 하고 염증을 없애주는 치료를 하는데 대표적인 약물요법으로 오적산·방기황기탕 등을 사용한다. 이는 습(濕)에 의해 기혈이 정체돼 몸이 쑤시고 차가운 사람에게 적용된다. 자세한 진단과 치료는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