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생명산업이라 불리는 감귤의 생존을 위한 방안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가공산업 육성이다. 감귤산업 육성·발전을 위한 방향 모색 차원에서 감귤가공은 줄곧 얘기돼 왔다. 최근까지도 감귤 가공산업 자체에 경쟁력이 있는가에 대한 논란도 없지 않지만 그 필요성엔 대체적으로 의견이 결집되고 있는 분위기다.

패턴이 다양화되는 소비성향과 수송·저장이 쉽고 과실 이용기간을 연중화 하는 가공제품으로 소비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해거리 등으로 과잉 생산되는 감귤 생산량 조정 측면에선 더욱 그렇다.

한해 가공물량 만큼은 생산량을 조절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질이 떨어지는 감귤을 시장에서 격리, 고품질 감귤만 출하하도록 한다는 대목도 빼놓을 수 없다.

현 단계로선 감귤 가공산업은 걸음마 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해 2만7000여톤을 수매, 농축액과 분말등을 만들었고, 2차 상품으로 ㈜제주오렌지가 "디어 제주" 란 초콜릿을 내놓고 있다.

쥬스 외에 감귤주·잼·캔디·마말레이드 등이 제품화 돼있지만 홍보·판매전략 부재 등으로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펙틴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활용한 의약품과 기능성 건강식품 등은 논의단계에 머물러 있고
양식어류에 대한 사료첨가제와 생장물질인 보조사료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논의단계를 넘어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파고들 구체적인 실용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학계에서 수도없이 발표되는 감귤 성분을 활용한 의약품·건강식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본격화해 생과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일이 시급한 과제다.

일본의 경우 한해 120만톤에서 140만톤의 감귤이 생산되면 이중 10%가 가공되고 있다. 이중 과자나 다른 종류의 제품도 나오고 있긴 하지만 대략 쥬스로 처리되는 게 70%, 통조림도 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쥬스는 수입오렌지와 혼합쥬스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주도는 한남리 감귤 복합가공공장에 이어 내년 북제주군 북서부 지역에 3만톤 처리규모 감귤 가공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감귤가공산업은 더 이상 생과 과잉물량이나 저급품을 처리하는 단계에서 머물러선 안된다.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제품의 개발을 통해 자생력을 갖춘 산업으로 정착되도록 함으로써 생과의 가치도 동반상승 시킬 수 있는 깊이 있는 연구개발과 시장화 전략이 절실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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