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원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요즘 난독증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글을 읽고 엉뚱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보고 '너 난독증 있냐?'며 농담을 하기도 하지만 자녀의 학습문제에서 난독증을 우려해 문의를 하는 경우도 많다. 공부하는 시간이 부족하진 않은데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고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가 오래 걸려 시간 내에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난독증은 단지 문자를 해석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 국한되지 않는다. 난독증에는 시각적 난독증 외에도 언어를 듣고 해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한 청각적 난독증, 행동이 둔해 정교하고 균형잡힌 신체 컨트롤이 부족한 운동적 난독증이 있다. 즉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해 표현하는 모든 과정에서 난독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각적 난독증은 공놀이·색칠하기·퍼즐 맞추기가 어렵거나 글자를 거꾸로 쓰거나 읽는 경우, 방금 읽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청각적 난독증은 주변 소음에 민감하고 집중을 못 하거나 말귀를 잘 못 알아듣고 자주 되묻는 경우, 상대방의 표정을 안 보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에 의심해 볼 수 있다. 운동적 난독증은 걸려서 잘 넘어지거나 물건을 자주 넘어뜨리고 태권도나 춤 배우기가 어려운 경우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난독증의 치료는 정보의 입력·처리·출력을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해석하고 부족한 능력을 향상시키는 반복적인 두뇌학습훈련으로 접근할 수 있다.
 
또한 난독증을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아이가 늦게 걷고, 이가 늦게 나고, 말을 늦게 하고, 늦게 서는 등 발달이 느린 소아 오지증(五遲症)의 범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오장(五臟)의 기능을 보완하고 뇌를 맑게 하는 치료를 병행했을 때 증상의 개선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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