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31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가 언론 인터뷰에서 "현 정계구도는 앞으로 몇 고비를 넘기며 변화할 것"이라고 정계개편을 전망한데 대해 "본인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핵심당직자들은 특히 10. 25 재보선이 비록 전국적인 선거는 아니었지만 민심의 흐름을 정확히 반영했다는 점에서 "JP가 선거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 민심과 역행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JP 발언에 대해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한 핵심측근은 "정계개편을 하려면 무엇보다 여건이 성숙돼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지금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양휘부(梁輝夫) 총재언론특보는 "이번 재보선 결과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당구도가 한층 고착화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것"이라며 "양당의 흡인력이 지금처럼 강한 상황에서 정계 지각변동 운운하는 것은 무리"라고 일축했다.

한 관계자는 "자민련의 텃밭인 충청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당내 인사들의 동요와 이탈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겠느냐"면서 "무너져 내리는 벽을 손으로 막으려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JP가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 김윤환(金潤煥) 민국당 대표등과 꾸준히 교감하고 있고, "민주당과도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에는 협력할 것"이라고 한 점에 비추어 내년 대선을 앞두고 `3김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전략적 차원에서라도 JP와 협력의 끈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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