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내에서 발생하는 병충해가 심상치 않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소강상태를 보이는가 싶더니 최근 추자도에서 솔껍질깍지벌레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9월 소나무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 올해 4월까지 54만5000여 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했다. 도내 소나무림 면적 1만6884㏊의 39%에 이르는 산림이 잘려나간 것이다.
고사목 제거작업에는 전문인력 6만8000명과 자원봉사자 4만2000명 등 연인원 11만명이 투입됐고, 1만7000여대의 차량과 장비가 동원됐다. 이로 인해 447억원의 국비와 지방비가 손실됐으며, 20여명의 사상자도 발생했다.
소나무재선충병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제주도정의 안일함이 참사를 불렀다는 지적이 제기, 사실상의 인재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올해도 방제당국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추자도의 대표적인 경관수종인 해송림이 솔껍질깍지벌레 피해로 고사 위기에 처하면서다.
제주시는 현재 추자도 247㏊ 규모의 해송림이 솔껍질깍지벌레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나무류 가지에 기생해 수액을 빨아먹는 솔껍질깍지벌레는 5~7년 정도 기간에 걸쳐 서서히 소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제주시는 사업비 2억원을 투입, 고사목 제거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11월부터는 3000만원을 들여 수간주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다 농산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도 늘어나는 추세다.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만 해도 콩 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은 3종이었으나 2010년대 5종으로 늘었다고 한다. 기후변화와 외국산 농산물 수입 등이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과거에도 병충해가 있었지만 요즘같이 심각하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제주의 산림과 1차 산업을 위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앞으로 병충해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병충해 확산을 막기 위한 제주도정의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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