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백록기' 인연 남녀노소 불문 한마음 뭉쳐
공식만 130여명…행락형 아닌 문화경쟁력 상징돼

▲ 사진 왼쪽부터 이혁태(남주고 2년) 윤호준(서귀포산업과학고 2년) 정승관(중문고 2년) 김정민(남주고 2년) 김완우(남주고 2년) 김승보(남주고 2년). 특별취재팀
지난해까지만 해도 축구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이승훈 학생(서귀포고 3)은 올해 백록기에서의 자원봉사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식이 아닌 이틀간의 '임시'였지만 그라운드를 향한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경기 중간 중간 그라운드를 밟으며, 또 경기 상황에 대한 상세한 해설로 함께 여름 자원봉사에 나선 친구들의 힘이 됐다.
 
동네친구인 고진석 학생(중문고 2)과 이동욱 학생(서귀포고 2)은 벌써 2년째 백록기 자원봉사로 우정을 쌓고 있다. 지난해 더웠던 기억은 잠시, 올해는 아예 대회 일정에 맞춰 방학 계획을 세웠을 만큼 백록기에 푹 빠졌다.
 
고진석 학생은 "눈으로 보는 것과 달리 각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움직여 대회를 만든다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며 "땀 흘려 얻는 값진 성과를 배우기에 이만한 것은 없다"고 귀띔했다.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백록기는 지역에서 열리는 유일한 전국 고교 축구대회라는 수식어를 넘어 지역을 대표하는 여름 이벤트가 됐다.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에 '먹고 마시는'행사가 아닌 지역이 만들고 꾸리며 우리나라의 내일을 확인하는 '단일 테마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28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강창학 A·B구장, 시민구장, 걸매 A·B구장 등에서 열리는 백록기 축구대회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공무원과 의료진 등을 포함해 모두 130여명에 이른다.
 
급수 봉사에서부터 경기기록, 경기장 안내, 상황실 운영, 응급의료 활동 등 대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다.
 
비공식 집계로 자원봉사자 수는 수 백 명이 훌쩍 넘는다. 타 지역 응원단의 경기장 수송을 도운 대중교통 관계자며, 자발적 후원으로 다시 찾는 제주 만들기의 선봉에 선 서귀포시 공무원, 적극적 환대로 무장한 관광업계를 중심의 지역 상권까지 백록기를 자기 일처럼 치르고 있다.
 
소석빈 서귀포시 스포츠마케팅 담당은 "다른 행사 때와 달리 백록기는 자원봉사자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쓰지 않아도 될 만큼 반응이 좋다"며 "경제적 효과를 감안하면 지역 축제 이상"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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