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백록기·U-17(저학년)대회 결산

▲ 제22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가 지난 29일 결승전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11일간의 열전속에 고교 대회 중 손꼽히는 명승부를 연출하는 등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게했다. 사진은 지난 26일 걸매A구장에서 펼쳐진 용호고와 광명공고의 8강전 경기에서 김성목(23번·용호고) 선수가 수비수 사이를 뚫고 돌파하고 있는 모습. 특별취재팀
37개 전국 강호 참가…매 경기 명승부 펼쳐
첫 3회 우승 새 기록, 저학년대회 성과 확인 
행정·자원봉사·관광 3박자 '지역축제' 승화
 
11일의 열전이 남긴 것은 역사 그 이상이었다. 제22회 백록기전국고교축구대회가 지난 19일부터 29일까지 서귀포를 달구며 우리나라 축구사(史)를 몇 번이나 고쳐 썼다. 강산이 적어도 두 번은 바뀌는 동안 '백록기'가 쌓아온 내공이 이번 대회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37개 전국 고교 강호들의 파이팅은 매 경기를 명승부로 이끌었고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U-17대회는 저학년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담금질하는 기회로 생각보다 일찍 자리를 잡았다. '축구'라는 단일 테마로 만드는 이벤트가 지역의 바이오리듬 정점에 있다는 것 역시 백록기만의 강점으로 부각됐다.
 
△ 완벽한 환경 속 기량 펼쳐
 
이번 대회는 본대회 37개 참가팀 중 권역별 리그 1위만 6개팀, 2위 5개팀, 3위 4개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토너먼트 방식의 전국대회가 여름방학, 그 중 8월 무더위를 피해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도전장만으로도 '백록기'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결과 역시 이런 의견들에 힘을 보탠다. 올해 백록기의 주인공 광주 금호고는 지난 1994년과 2004년, 그리고 이번까지 백록기 역사상 처음으로 세 번의 우승을 차지한 팀으로 기록됐다. 백록기를 손에 넣기 까지 10년씩 담금질을 거치는 등 운이 아닌 실력이 만드는 결과를 확인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회 4000호골의 주인공 경기 용호고 남기벽 선수는 2년 전인 2012년 득점상과 함께 팀을 U-17대회 초대 챔프로 이끈 장본인으로 올해는 백록기 참가사상 첫 4강 진출이라는 기록을 만들었다. 지난해 U-17대회 챔프인 제주FC U-18도 올해 본 대회 결승전 그라운드에서 지역 축구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전 대회를 천연잔디구장에서 진행하는데다 현재 우리나라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 중 상당수를 배출한 대회라는 이점은 백록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이유가 됐다. 결승전이 열린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을 밟지는 못했지만 영등포공고(서울 북부1)나 재현고(서울 동부 1) 대신고(서울 동부3) 하남FC(경기중부1) 군산제일고(호남 1) 등 강팀들이 흘린 땀방울은 고교 축구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축구의 내일을 밝게 했다.
 
최근 한국 축구를 이끄는 '젊은피'들이 백록기에서 두각을 보였다는 점은 고교·대학 대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시기 많은 스카우터의 눈을 제주로 집중시켰다.
 
△ 지역 특수로 자리매김
 
백록기는 명실공이 지역 대표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여름 축제가 정신없이 진행되기는 하지만 흥행에 있어서는 누구도 쉽게 장담을 못한다. 백록기는 다르다. 매년 일정 수의 팀이 참가하는데다 대회를 전후해, 또 겨울 전지훈련까지 연계효과만 놓고 봤을 때 단일 테마 이벤트로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날씨나 수확량 등의 변수에 휘둘리지 않는데다 '환대'라는 지역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관광지 평가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이런 특성들로 예년보다 많은 지역 관광업체들이 '백록기 프로모션'이란 이름으로 운동장을 마케팅 무대로 활용했는가 하면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 협조,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한 공무원들의 지원 등 3박자 호흡이 제대로 맞으며 대회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무려 16년 만에 제주 팀 우승이 관심사가 되면서 예상밖 호황을 누리는 등 백록기 효과를 키웠다. ▲특별취재팀=김대생 교육문화체육부장, 고 미 경제부장, 윤주형 제2사회부 기자, 한 권 사회부 기자, 김봉철 교육문화체욱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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