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감사결과 관련 입장 표명

이지훈 제주시장이 31일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동산 특혜의혹에 대한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결과와 관련, "깊이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제주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저의 개인적인 일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린다"며 "저는 청년이 되어 막 대학에 진학했을 때 품었던 마음, 즉 바람직한 제주공동체를 위해 미력하나마 저의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던 첫 마음을 늘 간직하기 위해 지난 30여 년 간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또 "시민사회운동에 전념했던 것도 그런 다짐을 실천하는 길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반대만 한다는 지적도 받았고 때로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그동안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 쉰 살을 넘어갈 무렵부터는 노년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던 스콧 니어링 부부처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전형을 가꾸어 가기를 소망했다"며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기로 결심해 시골로 모든 것을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그러한 삶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이 문제가 되고 말았다. 참으로 지나온 삶이 송두리째 부정되는 것 같아 참담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을 지경"이라며 "제주시민께 다시 한 번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모두가 저의 잘못이며, 저의 과오"라며 "큰 것은 작은 것을 통해 드러난다는 말처럼, 그동안 불거져 나온 모든 문제는 저의 불철저함과 불찰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제주시 공직자 여러분께도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공무 수행에 땀 흘리는 공무원 여러분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여건과 풍토를 개선하는 것이 저의 중요한 임무인데, 오히려 저의 개인적인 일로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감사위 감사결과 관련 "오늘 감사위원회가 지적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감사위원회 소명을 통해서도 밝혔지만, 매우 유감스런 일이고 모두가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중 컨테이너, 증축, 펜션 영업 등에 대해서는 지난 기자회견에서 사과드리고 이미 원상복구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놀랍게도 금번 감사결과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사항이지만, 제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불법 건축을 한 꼴이 되고 말았다"며 "이 또한 제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며, 감사위가 요구하진 않았지만, 언론이 문제를 제기한 카페 건축물을 조속히 철거하도록 하겠다. 감사위가 시정요구한 대로 보조금 4000만원 또한 빠른 시일 내 반납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 처분을 받게 된 공무원 분들을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무겁다"며 "그 분들이 지금 겪고 있는 고초의 원인이 저와 관련한 일이기에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두고두고 잊지 않고 가슴 속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도 더 낮은 자세로, 더 겸허한 마음으로, 시정에 임함은 물론, 이번 일을 제 삶 전체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김경필 기자
 
기자 질문에 대한 이지훈 시장 답변

문>결과적으로 불법이라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시정 운영에 부담 없겠는가.

답>의도하지 않게 불법이 있었다. 지적을 달게 받겠다. 다만 책임지는 방식은 고민하고 있다. 시민을 위한 시정을 하는 것이 제가 저지른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문>전에 감사위 결과에 따라 거취를 정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직을 유지하는 것인가. 전에 사과를 했을 때 밝혔던 입장과 다른 것 아닌가.

답>감사위 결과 어떤 압력을 넣었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밝혀진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씀한 것이다. 저는 민원인의 한사람으로 요청했을 뿐이다.

질>감사위가 7명에 대한 신분상 요구를 했다. 그것에 대해서는 시장이나 도지사가 신분상 처분을 하게 된다. 공무원 징계처분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지.

답>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답을 드리기가 굉장히 어렵다. 관련한 조치는 도 인사위원회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직자들이 이의 제기 등 하는 절차가 있다. 제가 답을 드릴 문제는 아닌 것으로 안다. 어쨌든 해당공직자는 시장 이지훈이 아닌 자연인, 민원인을 위해 적극적 행정을 펼치다가 이런 피해를 당하게 된 분들이다. 두고두고 마음에 새기겠다.

질>부동산 특혜의혹 제기와 관련해서 특정 언론사를 상대로 민·형사 책임 묻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같은 입장인가.

답>앞으로는 시민들만 보고 가겠다. 당초 언론과 싸우려고 했던 것 절대 아니다. 시장 검증 이상의 느낌이어서 표현을 자제하지 못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 공직이란 자리가 엄중하다는 것을 돌이키게 됐다.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 언론의 비판에 겸허히 귀를 기울이겠다.

질>당초 공무원 명예를 위해서 앞장서고 투쟁을 하겠다. 7명이 징계를 받게 됐는데도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 아닌가. 시장직에 연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답> 저는 시장직에 연연하지 않는다. 제가 물러설 때라고 생각하면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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