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회 발표에 따른
제주시민과 제주시 공직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제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공직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늘 애쓰시는 제주시 공직자 여러분!
제주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저의 개인적인 일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립니다.

저는 청년이 되어 막 대학에 진학했을 때 품었던 마음, 즉 바람직한 제주공동체를 위해 미력하나마 저의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던 첫 마음을 늘 간직하기 위해 지난 30여 년 간 노력해 왔습니다.

시민사회운동에 전념했던 것도 그런 다짐을 실천하는 길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반대만 한다는 지적도 받았고 때로는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만, 그동안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이 쉰 살을 넘어갈 무렵부터는 노년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던 스콧 니어링 부부처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전형을 가꾸어 가기를 소망했습니다.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기로 결심해 시골로 모든 것을 옮겨갔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삶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이 문제가 되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지나온 삶이 송두리째 부정되는 것 같아 참담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제주시민께 다시 한 번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두가 저의 잘못이며, 저의 과오입니다.
‘큰 것은 작은 것을 통해 드러난다’는 말처럼, 그동안 불거져 나온 모든 문제는 저의 불철저함과 불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제주시 공직자 여러분께도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공무 수행에 땀 흘리는 공무원 여러분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여건과 풍토를 개선하는 것이 저의 중요한 임무인데, 오히려 저의 개인적인 일로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모두 껴안고 가겠습니다. 모두 받아들이고 가겠습니다.

오늘 감사위원회가 지적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감사위원회 소명을 통해서도 밝혔지만, 매우 유감스런 일이고 모두가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중 컨테이너, 증축, 펜션 영업 등에 대해서는 지난 기자회견에서 사과드리고 이미 원상복구한 바 있습니다.

놀랍게도 금번 감사결과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사항이지만, 제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불법 건축을 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또한 제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며, 감사위가 요구하진 않았지만, 언론이 문제를 제기한 카페 건축물을 조속히 철거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위가 시정요구한 대로 보조금 4천만원 또한 빠른 시일 내 반납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 처분을 받게 된 공무원 분들을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 분들이 지금 겪고 있는 고초의 원인이 저와 관련한 일이기에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두고두고 잊지 않고 가슴 속에 새기겠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그 사정과 과정이 어떠하든 제주시장이라는 중책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 저와 관련된 어떠한 문제도 모두 저의 책임일 수밖에 없음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그렇게 공직은 매우 엄중한 자기 검증을 요구한다는 것을 절감했고, 앞으로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시정에 임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로 인해 혼란을 드리게 된 점 제주시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낮은 자세로, 더 겸허한 마음으로, 시정에 임함은 물론, 이번 일을 제 삶 전체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제주시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최선의 시정활동을 함으로써 그간의 죄송스러움과 저의 부족함을 대신할 수 있도록 더욱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 7. 31

제주시장 이 지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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