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6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2014년 세법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내년부터 직장인이 주로 분포한 20~59세의 예·적금 약 25조원에 대한 세금우대 혜택이 사라진다.

정부의 세법 개정 때문으로, 이들 연령층에는 사실상 증세 효과가 발생한다. 현재 60세 이상 노인은 반대로 세금우대 혜택을 더 받는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외환·기업 등 7개 주요 은행에는 764만 계좌 24조8천억원의 세금우대종합저축이 가입돼 있다.
 
세금우대종합저축은 20세가 넘으면 누구나 1천만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다. 별도의 상품이 아니라 1년 만기 예·적금에 세금우대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여러 계좌로도 나눌 수 있으며, 1천만원에 대한 이자소득세(지방세 포함)가 15.4%가 아닌 9.5%로 적용된다. 세금우대가 사라지면 약 6%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60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세금우대종합저축 한도가 3천만원이다. 
 
정부는 전날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서 세금우대종합저축을 없애기로 했다. 25조원 가운데 20~59세가 가입한 금액은 내년부터 세금우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최근 예·적금 금리가 매우 낮은 탓에 세금우대 폐지로 더 내야 하는 세금은 연 3% 금리를 가정하면 1인당 1만8천원(1천만원×3%×6%)이다.
 
정부는 대신 이자소득세를 아예 매기지 않는 생계형 저축의 비과세 한도를 3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생계형 저축은 60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 세금우대종합저축과 같은 방식으로 가입할 수 있다. 노인의 기준은 1년에 1세씩 65세로 높아진다. 
 
이들이 가입할 수 있는 세금우대종합저축이 폐지되는 대신 생계형 저축의 한도가 높아져 3% 금리 가정에 1인당 3만8천원의 세금혜택을 더 본다.
 
세금우대 폐지로 5만4천원(3천만원×3%×6%)의 세금혜택이 줄지만, 생계형 저축 한도 상향으로 9만2천원(2천만원×3%×15.4%)의 세금혜택이 늘기 때문이다. 
 
현재 7개 주요 은행에 가입된 생계형 저축은 222만 계좌에 17조3천억원이다. 분산 예치를 고려해도 200만~300만명의 노인과 장애인 등이 혜택을 보고 있다. 
 
외국계·지방은행을 포함해 1천만 계좌 가까이 보유한 직장인 등에서 1만8천원씩 세금을 더 걷어 200만~300만명의 노인·장애인에게 3만8천원씩 얹어주는 셈이다. 
 
김근호 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장(세무사)은 "세금우대종합저축 폐지는 사실상 증세로, 고령화 추세와 복지비용 소요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찔끔 금리'에 세제 혜택마저 사라진 세금우대종합저축을 대체할 만한 상품은 현재로선 마땅히 없다. 
 
장기주택마련저축(장마저축)의 세제 혜택 폐지로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 거의 유일한 세금감면 상품이지만, 7년간 돈을 묶어둬야 하는 부담이 크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에서 서민층(총급여 2천500만원 이하, 종합소득 1천600만원 이하)과 고졸 중소기업 재직자(15~29세)만 의무가입 기간을 3년으로 줄였다. 
 
유기열 국민은행 수신부 팀장은 "장마저축에 이어 세금우대저축까지 폐지돼 웬만한 근로자는 세금 혜택을 받으면서 저축할 방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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