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한의사, 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무더운 여름밤, 시원한 맥주가 생각난다. 매콤한 닭강정에 맥주를 한잔 마시면 금상첨화.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나니 몸이 달아오른다. 웃통을 벗고 에어컨을 켠 채로 잠을 자고 일어나면 배가 꿀렁거린다. 
 
날씨가 더워져서 체온이 상승하면 이를 조절하기 위해 체표 피부의 혈관이 확장되고 땀을 배출하게 된다. 
 
이때 체내 소화기 쪽으로 가야 할 혈액이 줄어들게 되면서 배가 차가워진다. 인체의 양기가 피부 표면으로 발산되고, 음기는 속으로 잠복해 뱃속이 항상 차가워지는 것이다. 여기에 잘못된 생활이 이어지면 배탈이 발생한다.  
 
복통과 설사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방어와 면역 반응이다. 식중독균이 음식을 통해 들어오면 장으로 혈류가 증가돼 복통이 발생하고 몸 안의 수분을 통해 장을 씻어내는 과정이 설사이다. 세균성으로 발생하는 설사는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인 소금 섭취와 수액과 항생제로 접근하는 것이 좋지만, 체질과 생활로 인한 배탈은 한의학적 치료가 유효하다.
 
과음을 해서 속이 안 좋고 상복부에 소화가 안 된 것이 남아 있어서 '한성 설사'를 하는 경우 상복부를 흔들면 출렁거리는 물소리가 나고, 혀가 부어 있다. 
 
과식으로 명치아래가 답답하고 소화불량이 있는 '열성 설사'의 경우 대변이 잦고 아랫배가 무지근하며 대변을 본 뒤 항문의 가장자리나 아랫배가 아프다. 
 
평소 스트레스가 많으면 혈류가 머리로 집중된다. 이때 손과 발, 배가 차가워지면서 소화가 어려워진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체온과 혈액순환의 저하와 염증과 통증을 동반한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을 유발한다.
 
가정에서 오매(매실)를 먹으면 살균 및 정장효과는 물론 설사를 멎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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