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강해지는 폭우 하천 저류지 문제없나

▲ 2007년 태풍 '나리' 이후 제주시 도심지 4대 하천에 12곳의 저류지가 설치됐지만 일부 저류지 벽면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하고 용량이 부족해 홍수예방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태풍 '나크리' 내습 당시 한천 저류지 모습.
물폭탄 비번하고 강력, 저류지 홍수조절 한계
제주 강수량 500㎜이상 폭우 빈번 설계기준 강화 필요
현재 저류지 상당수 용량부족 집중호우 시 하천위험수위 
 
지난 2007년 태풍 '나리'로 인해 5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제주시 도심권을 관통하는 4대 하천이 모두 범람했다. 이에 제주시 하천에 저류지가 조성돼 상당한 홍수예방 효과를 얻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 등으로 폭우가 잦고 강도 또한 강해지면서 홍수대처기능에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저류지 용량 부족에 누수도 
 
2008년부터 현재까지 제주시 도심지 4대 하천에 저류지는 12곳(총용량 147만7000㎥)이 조성됐다. 한천 2곳(72만9000㎥), 병문천 4곳(56만8000㎥), 산지천 4곳(9만1000㎥), 독사천 2곳(8만9000㎥)다.
 
저류지가 조성된 후 하루 500㎜이상의 비에도 하천이 범람하지 않는 등 홍수예방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2013년 진행된 하천정비용역에서는 현재 한천 제2저류지의 용량이 적정량보다 17만㎥정도 부족한 것으로 연구됐다.
 
산지천 4저류지는 당초 삼성혈 인근에 4만8000㎥규모로 계획됐지만 문화재청의 문화재지구 현상변경 반려로 신산공원 인근에 1만7000t으로 축소, 태풍이나 집중호우 때마다 동문시장내 남수각이 범람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한천 1·2저류지와 병문천 2·3·4저류지의 경우 완공후 1~2년이 지난 2011년께 누수로 인한 물꼴이 발생해 콘크리트 등으로 보수작업이 이뤄졌다.
 
지난 2일 태풍 '나크리'가 내습할 당시에도 한천저류지가 만수위를 기록한 상황에서 내부 경사벽면에서 일부 누수가 발견, 제주시가 긴급보수에 들어가기도 했다.
 
△강해지는 폭우 홍수조절 한계 우려
 
제주지역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1일 및 시간당 강수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저류지는 강수빈도 100년(1시간당 90~100㎜)을 기준으로 설계, 앞으로 홍수를 대처하는데 한계에 부딪힐 우려를 낳고 있다.  
 
2012년 태풍 '산바' 상륙 당시 하루 최대 700㎜이상의 비가 쏟아져 태풍 '나리' 560㎜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태풍과 장마가 아닌 상황에도 불구 이틀간 972㎜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더구나 태풍 '나크리'가 상륙 당시 하루 1400㎜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한천저류지 등 대다수 저류지에 140만㎥의 빗물을 채우면서 하천범람위기를 가까스로 막았다.  
 
제주지방은 수시로 일일 강수량이 500㎜를 넘고 있고, 시간당 강수량도 50~100㎜를 육박하는 상황도 잦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저류지의 설계기준을 현재의 강수빈도 100년에서 150년 또는 200년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저류용량이 부족한 한천과 산지천에 대한 저류지 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며 누수 확인시 즉각 보수공사에 들어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등에 맞춰 설계기준을 강수빈도 강화하는 것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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