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매장면적 포화 대비 지난 2011년 완공
협의 미이행 등 주민 반대…4년째 개장 못해
화장 등 장묘문화 변화로 조성 목적도 '퇴색'

▲ 총사업비 43억원이 투입, 지난 2011년 제주시 용강동 지역에 완공된 동부공설묘지가 4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제주시 동부공설묘지가 수년째 운영되지 못하면서 혈세 수십억원만 낭비하고 있다.
 
또한 장묘문화 변화로 매장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향후 활용방안도 마련하지 않는 등 행정이 문제 해결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시는 어승생공설묘지와 서부공설묘지의 포화를 대비하기 위해 지난 1998년 도내 최대 규모의 동부공설묘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예산 부족과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등을 겪으며 공사 중단·지연이 반복되다 지난 2011년 총사업비 43억원이 투입, 제주시 용강동지역에 7931기의 매장이 가능한 동부공설묘지가 완공됐지만 마을과 협의한 내용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4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마을과 협의했던 용강-영평하동 간 1.45㎞ 도로의 확·포장 사업은 시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까지 공사가 완료되지 못하고 있으며 토지보상 역시 88%에 머물고 있다.
 
이와 맞물려 장묘문화가 점차 매장에서 화장·자연장 등으로 변화되면서 어승생·서부공설묘지의 이장 증가로 매장 가능 면적이 오히려 늘어나 동부공설묘지의 조성 목적 자체도 퇴색되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장묘문화 변화에 따른 향후 동부공설묘지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며 "자연장지로 바꾼다 해도 지난 2012년 개장한 한울누리공원의 포화가 7~8년 후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주민과의 협의 등이 해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조성 목적까지 퇴색되고 있지만 정작 행정은 이에 대한 문제 해결은 물론 향후 활용방안 등의 대책 마련에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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