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뿐 아니라 하나은행 역시 불안감 팽배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이 오늘 28일 열린 '드림 소사이어티' 행사에서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에 대해 의중을 드러냈다.

김정태 회장은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연내 통합을 마무리하고 내년 전산까지 합치는 것이 현재 생각하는 최선의 일정이다."라고 발언했다. 또한 '조기통합이 늦어질 경우 하나금융은 물론이고 특히 외환은행이 위험해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기통합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양 행의 실리 추구를 위해서라면 통합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김정태 회장은 "조기통합에 대해 외환은행 뿐 아니라 하나은행 직원들 역시 불안해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당장의 고통을 감내하고 통합해야 한다."며 연내 조기통합을 지속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이런 김정태 회장의 태도에 대해 외환은행 직원들은 조기통합의 정당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외환은행 직원들의 가장 큰 반대 이유는 '2.17 노사정 합의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합의서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5년 동안 독립경영이 보장되어야하지만, 그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직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정태 회장은 '환경이 바뀐 탓'이라며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연내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외환은행이 위험하게 될 경우에는 합의서의 내용마저 지키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두서없는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한 외환은행 직원은 '합의서의 내용을 지키기 위해 합의서를 위반하겠다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직원들의 반대에 은행 경영진 측에서는 이틀 전인 26일,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통합 이사회를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28일 행사에서 김정태 회장이 공개적으로 연내 조기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일구이언의 모양새로 전락했다는 평이다.
 
지금까지 외환은행 직원 측은 20일 반대 집회에 이어 26일 헌재에 합병 중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양 행의 조기통합에 대한 강한 반대 의지를 드러내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태 회장이 연내 조기통합에 대한 의사를 내비침으로써, 직원들의 반대와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시킬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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