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살얼음판 걷는 제주상권 1. 창 폐업점포 정비례

▲ 도내 자영업자 수 증가와 1년내 폐업 점포수가 정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상권의 업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칠성로 상거리.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 없음. 김대생 기자
상권정보시스템 분석결과 자영업자 비중 부쩍
관광 호황…음식·숙박 등 연계업종 부침 심화
 
제주 상권에 전반적인 '업력 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 수 증가와 1년 이내 폐업 점포수가 정비례 하는가 하면 관광 활성화에 반해 연계 업종 부침이 심해지는 등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지역 상권을 진단해본다.
 
창·폐업률 동반 상승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전통시장 및 점포경영 실태 조사를 보면 제주 전통시장·상점가의 빈 점포율은 2012년 8.6%에서 지난해 4%로 1년 새 절반으로 줄었다. 이는 '나홀로 사장' 등 자영업자 증가에 따른 보상 효과로 풀이되고 있다. 2012년 연평균 8만9000여명(호남지방통계청)이던 지역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9만 5000여명으로 늘었다. 지역내 자영업자 비중도 30%대를 넘어 서는 등 전국평균(23.2%)을 상회했다.
세월호 여파로 4·5월 2개월 연속 감소세를 그리기는 했지만 올 들어 월 9만 1000명~9만 3000명 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과 달리 폐업률이 상승, 상권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0.9%던 제주 상권 폐업률은 올 6월 1%를 기록했다. 간신히 1년을 버텨낸 업체 비율이 12.1%로 지난해 9.9%에 비해 2.2%p 증가했다. 문을 연지 1년도 되지 않아 문을 닫은 업체 비율도 16%나 됐다.
 
"주인 교체 시기 빨라진 셈"
 
업종별 분위기도 싸늘하기는 매한가지다. 관광 호황에 힘입어 음식·숙박업 창업이 늘었지만 문을 닫은 곳도 많았다. 올 6월 기준 음식업 창업률은 1.8%로 지난해 6월 1.6%에 비해 0.2% 증가했다. 같은 기준으로 폐업률은 0.9%에서 1.2%로 0.3%p 늘었다. 심지어 문을 연지 1년도 되지 않아 문을 닫은 점포 비율이 18.3%로 전년 15.6%에 비해 2.7%p 늘었다.
 
숙박시설은 창업률이 주춤한 가운데 폐업률이 늘어나며 시장 포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해 1.7%던 숙박업 창업률은 올 6월 1.3%로 0.4%p 떨어졌다. 0.3%던 폐업률은 반대로 0.5%로 증가했다. 개업 후 1년도 못 버티고 폐업을 한 비율이 17%로 전년 12.9%에 비해 4.1%p 늘었다. 간신히 '1주년'을 채우고 문을 업체도 10.5%로 전년 6.8%를 3.7%p 앞질렀다.
 
업계 관계자는 "상권 분위기가 새로 뭔가 하기도, 그렇다고 무작정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허가를 기준으로 본다면 주인이 바뀐 시점이 빨라지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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