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 제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첫째날 여자부 라이트급 결승전. 김연지(한국)가 벨렌(스페인)을 맞아 오른발 돌려차기 공격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김대생 기자>
한국 여자 태권도의 샛별 김연지(한국체대)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세계를 제패했다.

김연지는 1일 한라체육관에서 개막된 2001 제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부 라이트급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벨렌을 8-6 판정으로 누르고 이 대회 첫 금메달을 한국 선수단에 안겼다.

이로써 김연지는 73년 1회 대회 중량급 우승자인 아버지 김철환씨와 함께 사상 첫 부녀 챔피언이 됐다.

또 남자부 라이트급에서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신준식을 꺾고 정상에 올랐던 미국의 스티븐 로페즈가 결승에서 제스퍼 로젠(덴마크)을 1-0 판정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 1회전에서 베아시리쿤(태국)을 11-1 판정으로 가볍게 물리친 김연지는 16강전에서 멕시코의 쿠엔을 7-1로 꺾은 데 이어 가장 큰 고비였던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트루데 군데르센(노르웨이)과의 8강전마저 10-4로 이겨 정상 등극을 예고했다.

준결승에서 모로코의 베나베라스를 맞아 3회전 막판까지 0-1로 뒤지던 김연지는 경기종료 15초를 남겨놓고 앞돌려차기로 득점에 성공, 경고 2회로 감점을 받은 베나베라스에 1-0 판정승을 거뒀다.

벨렌과 맞붙은 결승전에서는 1회전을 3-1로 앞선 뒤 2회전이 시작되자마자 연속 2점을 허용하는 등 접전을 펼치며 5-5 동점을 이뤘으나 3회전 들어 오른발 앞돌려차기와 받아차기로 연속 득점, 7-5로 앞서나가 승기를 잡았다. 결국 종료직전 1점씩을 주고받아 김연지는 8-6 판정승을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부 라이트급에 출전한 정우열(경희대)은 1회전에서 스모로딘(카자흐스탄)을 5-3 판정으로 제압, 2회전에 올랐으나 99년 이 대회 우승자인 하디 사이보네 코할(이란)에게 9-7로 판정패,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편 이날 오후 3시에 열린 개회식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영상메시지가 소개되는 순서에서 영상없이 영문 자막만 나왔는가 하면 선수대표 선서때는 마이크가 꺼졌고, 식후행사로 열린 미국 태권남매의 시범공연에서는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음악이 중단되는 등 개회식 곳곳에서 허점을 노출했다.

대회 이틀째인 2일에는 남녀 헤비급 결승전 및 밴텀급 예선전이 펼쳐진다.

◆1일 경기결과

△남자부 라이트급=①스티븐 로페즈(미국) ②제스퍼 로젠(덴마크) ③호세 루이스 라미레즈(멕시코) 아타나시오스 발리리스(그리스)
△여자부 라이트급=①김연지(한국) ②페르난데스 벨렌(스페인) ③나탈리아 팔라비냐 실바(브라질) 무나 베나베라스(모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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