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단비] 50. 한부모가정 호준이네

▲ 호준이가 몸이 불편한 어머니의 어깨를 주물러 주고 있다.

어머니는 난치성질환
생계 이어가기도 벅차

올해 17살 호준이(가명)는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머니에게 무언가라도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어린 나이에 세상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것은 아닌 지 어머니는 마음 한편이 무겁다.

호준이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2살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얼굴을 사진으로나 봤을 뿐 '아빠'라고 불러 본 적도, 함께 한 추억도 없다.
 
어머니와 누나, 형 네 식구가 서로를 의지하며 아버지의 빈 자리를 채워보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장의 부재는 두드러졌고 가정형편도 어려워졌다.
 
더구나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충격에 어머니는 급기야 2004년 심한 두통과 몸이 굳는 마비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결과 '유전성소뇌증후군'이라는 희귀난치성질환 진단을 받으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어머니가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호준이의 누나와 형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비를 마련했으나 이마저도 소득으로 잡혀 정부보조금을 받지 못할까봐 일용직 근로에만 전전해야만 했다.
 
어머니의 병원비와 비싼 약값을 내고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어 생계를 이어가기가 하루하루 버거운 상황이다. 
 
호준이는 "공부도 해야하고, 대학진학도 고민되지만 고통스러워 하는 어머니를 볼때마다 당장이라도 돈을 벌고 싶다"며 "어머니를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은데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마음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후원 및 재능기부 문의=753-3703(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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