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살얼음판 걷는 제주상권 2. 후유증 큰 과잉경쟁

음식업·커피전문점 창업 꾸준 불구 폐업률 늘어
관광 효과 음식점 매출↑…점포별·건당 단가 ↓
 
문 연 것 이상 닫는다
 
최근 몇 년간 유입인구와 관광객 증가로 '먹는 장사'는 말 그대로 '되는 업종'으로 분류됐었다. 실제 올 6월 기준으로 한식당이나 일식·횟집 창업률은 2%대로 다른 업종에 앞선다. 심지어 커피숍은 최근 2년간 4%대를 유지하는 등 창업 시장이 뜨거운 상황이다. 그만큼 부침도 심하다. 올들어 한식 폐업률은 1.2%로 지난해 6월말 1.1%를 앞질렀다. 1년 이내 문을 닫은 식당만 18.3%로 지난해 17.1%를 앞질렀다.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일식·횟집은 지난해 0.9%던 창업률이 올해 2.3%까지 늘어난 만큼 폐업률도 0.5%에서 1.5%로 높아졌다. 특히 1년 내 폐업 비율 역시 17.1%로 전년 14.7% 보다 2.4%p 늘어나 단기간 시장 과열에 따른 부작용을 해석됐다.
 
치킨전문점 등 닭·오리전문점도 지난해와 올해 창업률이 각각 1.4%, 1.3%로 문을 여는 점포는 여전했지만 지난해 0.4%던 폐업률이 올해 1.3%로 올라가는 등 과잉경쟁 후유증이 감지됐다.
 
커피전문점 등의 사정은 더했다. 지난해와 올해 창업 인기 종목 자리를 내주지 않은 대신 폐업률 증가폭(1.8%p, 2013년 6월 0.7%→2014년 6월 2.5%)도 가장 컸다. 간판을 1년 만에 내린 비율이 지난해 23.7%에서 올해는 32.5%나 됐다.
 
수치상 호황·상대적 빈곤율 커져
 
수치상 장사는 잘 됐다. 신용카드 가맹점 매출 통계를 기준으로 올 3월 현재 제주 상권 월평균 매출액은 2381만원으로 지난해 11월 934만원을 크게 앞질렀다. 이른바 '관광객 효과'다. 관광객 지출이 많은 음식점 매출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11월만 하더라도 월평균 962만원 선이던 음식점 매출은 3월 2086만원으로 갑절 이상 늘었다.
 
이 정도면 애써 문을 닫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건단가를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올 3월 음식점 건당 단가는 4만1845원으로 지난해 11월 5만1391원과 1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결국 음식점 수가 늘어난데 따른 전체 규모가 커졌을 뿐 점포별 매출은 줄거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얘기다.
 
도내 연간매출액 5000만원 미만의 영세사업자 비중 역시 54.1%로 전국 평균(48.1%)을 앞선다. 평균 영업이익이 2600만원으로 전국(2900만원)은 물론 도 지역 평균(2800만원)에도 못 미치고 상대적 빈곤율도 계속 상승(2010년 8.1%→2012년14.3%)하는 등 지역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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