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빗장 풀린 1번과, 득인가 실인가

도 , 49~51㎜ 출하허용 제도 정비
농가, 47~51㎜ 전체 전환 요구
선과기 교체·비용 등 준비 빠듯
과잉공급 따른 가겨하락 우려도

제주특별자치도가 노지감귤 1번과 일부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많은 농가들이 1번과 전체 상품화를 요구, 출하시기를 앞두고 감귤정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번과 일부 상품화를 위한 제도정비와 선과기 교체, 출하량 조절 등 후속조치가 정상 추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는 그동안 비상품감귤로 분류됐던 1번과(47∼51㎜) 중 일부(49∼51㎜)를 상품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감귤 품질기준 규격개선 종합대책’을 수립, 올해산 노지감귤부터 적용키로 했다.

1번과가 비상품으로 분류됐지만 대부분 시장으로 출하되고 있으며, 당도도 2∼10번과에 비해 높아 소비자 구매 촉진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도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선과규격별 노지감귤 평균당도를 분석한 결과 0∼1번과가 가장 높은 9.8브릭스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2·3·4번과 9.5브릭스, 5·6·7번과 9.4브릭스, 8번과 9.3브릭스, 9∼10번과 9.2브릭스로 나타났다.

다만 도는 1번과 전체를 상품으로 전환할 경우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 등을 우려, 일부만 상품으로 전환하는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번과 일부 상품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촉박해 혼선이 예상되고 있다.

도내 선과장 460곳에 설치된 선과기를 교체하는데 1개월 정도 소요되는 데다, 5억원이 넘는 교체비용도 유통업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감귤농가들이 1번과 일부 상품화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도의회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가 지난 4·5일 개최한 감귤 품질기준 규격개선 종합대책 마련에 따른 순회간담회에서 많은 농가들이 1번과 전체 상품화를 요구,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3년부터 감귤 1번과가 비상품으로 분류됐지만 대부분의 물량이 단속망을 피해 유통되다보니 행정에 대한 불신이 심화, 1번과 전체 상품화 요구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감귤 1번과 상품화에 따른 가격하락 등 부작용 해소방안과 함께 비상품 유통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대책 마련 등 해결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비상품감귤 유통에 따른 처벌도 과태료 부과수준을 넘어 감귤유통 자격 제한이나 정책자금 지원배제 등 각종 패널티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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