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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입맛 변해도 상품크기 논쟁만제민포커스 빗장 풀린 1번과, 득인가 실인가
김경필 기자
입력 2014-09-10 (수) 16:42:04 | 승인 2014-09-10 (수) 17:45:29 | 최종수정 2014-09-10 (수) 19:33:05

   
 
  ▲ 제주도가 노지감귤 1번과의 일부를 상품화할 방침인 가운데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크기보다 당도를 중심으로 상품을 결정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서울 가락동시장의 경매시장에 상장된 감귤 상자들.  
 

1997년 조례시행 이후 규격조정 논란 되풀이
감귤가격 형성, 크기보다 생산량·당도에 좌우
철저한 비상품 유통 차단·품질기준 전환 필요

제주특별자치도가 감귤출하시기를 앞두고 추진하는 노지감귤 1번과 일부 상품화 계획으로 논란이 뜨겁다. 많은 농가들이 1번과 전체 상품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상품으로 분류된 1번과 출하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1번과 일부 상품화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농가들의 주장이다. 결국 비상품 유통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감귤정책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비자의 입맛이 바뀌는 현실을 고려, 감귤크기보다는 당도 높은 감귤만을 상품으로 출하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감귤 1번과 일부 상품화 진통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현재 감귤 품질규격은 11단계로 구분된다. 0번과(46㎜ 이하)를 시작으로 1번과(47∼51㎜), 2번과(52∼54㎜), 3번과(55∼56㎜), 4번과(57∼58㎜), 5번과(59∼60㎜), 6번과(61∼62㎜), 7번과(63∼66㎜), 8번과(67∼70㎜), 9번과(71∼77㎜), 10번과(78㎜ 이상)로 나뉜다.

이중 2∼8번과만 지금까지 상품으로 출하됐으며, 0·1·9·10번과는 비상품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도는 최근 감귤 품질규격을 5단계로 줄이고 1번과 일부를 상품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감귤 품질기준 규격개선 종합대책’을 수립, 올해산 노지감귤부터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감귤 상품규격은 2S(49∼54㎜), S(55∼58㎜), M(59∼62㎜), L(63∼66㎜), 2L(67∼70)로 구분되며, 나머지 48㎜ 이하 및 71㎜ 이상 감귤은 비상품으로 분류될 예정이다.

그러나 감귤 출하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농가들이 1번과 전체 상품화를 요구하는 등 감귤정책이 진통을 겪고 있다.

△비현실적 상품기준 불신 심화

이처럼 많은 농가들이 감귤 1번과 전체 상품화를 요구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비상품으로 분류된 1번과 대부분이 단속망을 피해 출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조례 시행 당시 감귤 상품규격은 1∼9번과, 비상품규격은 0·10번과로 구분됐다.

그러다가 2003년 감귤유통조절명령제 도입과 2004년 조례 개정을 통해 상품규격은 2∼8번과, 비상품규격은 0·1·9·10번과로 변경됐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우려, 출하 가능한 상품규격을 축소한 것이다.

하지만 비상품감귤 유통을 단속하는데 한계를 보이면서 1번과 대부분이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다.

2008∼2013년산 비상품감귤 유통이나 강제착색 등으로 적발된 건수만 3047건이나 된다.

더구나 당도가 높은 1번과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게 되면서 1번과를 비상품으로 분류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도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분석한 선과규격별 노지감귤 평균당도를 보면 0∼1번과가 가장 높은 9.8브릭스를 기록했고, 2·3·4번과 9.5브릭스, 5·6·7번과 9.4브릭스, 8번과 9.3브릭스, 9∼10번과 9.2브릭스로 나타났다.

비상품감귤 유통을 통제하지 못하는 데다, 감귤크기만을 가지고 상품기준을 정하다보니 논란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도 중심 품질기준 정비 과제

감귤 상품규격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당도 중심의 품질기준 정비와 비상품감귤 유통 원천 차단이 제시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감귤 출하량을 조정, 가격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극조생감귤인 경우 당도가 8브릭스만 넘으면 상품으로 분류, 출하가 가능하다. 소비자의 감귤 구매취향이 달라졌는데도 상품 출하가 가능한 극조생감귤의 당도기준은 1997년 조례가 제정된 이후 바뀌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하우스감귤의 상품기준은 당도 10브릭스 이상으로 규정, 노지감귤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상품으로 출하할 수 있는 노지감귤의 당도기준을 상향조정하고 저품질 감귤을 시장에서 철저히 격리해야 가격 안정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감귤 가격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생산량 및 출하량 조절도 필수다.

도가 집계한 연도별 노지감귤 생산량을 보면 2008년 52만350t, 2009년 65만5046t, 2010년 48만565t, 2011년 50만106t, 2012년 55만8942t, 2013년 55만4007t이다.

이에 따른 노지감귤 1㎏당 평균가격은 2008년 798원, 2009년 540원, 2010년 843원, 2011년 865원, 2012년 814원, 2013년 950원으로 생산량과 직결, 적정생산량 유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과태료 부과와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는 비상품감귤 유통 차단에 한계가 있는 만큼 강력한 통제장치가 요구되고 있다.

또 비상품감귤 유통 근절과 생산량 및 출하량 조절 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농가와 생산자단체, 상인, 행정의 협약 체결이나 제도 마련도 검토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김경필 기자

"신품종 개발·명품화 역량 집중"
 

   
 
     
 
양치석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

"감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신품종 개발과 감귤명품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

양치석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감귤농가의 70%가 1번과 출하를 요구하고 있고 감귤 품질규격 기준을 농수산물관리법의 규격과 일원화하기 위해 제주감귤 품질기준 규격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양 국장은 "지난 수년간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1번과 상품화 논쟁은 감귤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아왔다"며 "앞으로는 감귤 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해 품종개발 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1번과 중 2만t 내외가 시장에 출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격하락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품감귤 유통행위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겠다"라며 "가공용 의무물량제를 도입, 이행 농가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감귤이 산업화된지 50년이 지난 만큼 농가들도 행정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맛으로 승부하는 명품 감귤을 육성하기 위해 유통조직 규모화, 자조금제도 도입 등 유통구조를 혁신하겠다"고 피력했다.

양 국장은 "농가들은 여전히 기존 1번과 전량을 상품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폐원 감귤원 재식금지기간이 2015년 이후 대부분 해제되고 한·일 자유무역협정에도 대비해야 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크기 논란 벗어나 맛 중심 전환돼야"

   
 
     
 
김종우 감귤사랑동호회장

"새로운 감귤품질 규격 기준이 마련된 만큼 지난 수년간 '크기' 위주의 1번과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앞으로는 '맛'에 의한 분류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김종우 감귤사랑동호회장은 "10년 만에 변경된 감귤 품질규격 기준이 올해산 노지감귤부터 적용될 예정"이라며 "행정은 일단 원칙이 정해진 만큼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번과를 모두 상품화할 경우 농가들이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한 적과·간벌 등을 외면할 수 있고 오히려 생산비가 증가해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특히 '0번과' 출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소비자들의 감귤 구매 기준이 크기에서 맛으로 오래전에 전환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크기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소비시장의 패턴에 맞춰 생산과 유통단계에서부터 맛에 의한 분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그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선과장 등록제를 과감하게 시행, 규모화·조직화하고 비파괴선과기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농가들 역시 고품질 감귤을 생산, 적정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감귤 유통분야는 농·감협 등 생산자단체에서 책임을 지고 행정에서는 고품질 생산 기술 보급 등을 담당하는 등 역할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승남 기자

 

김경필 기자  kkp20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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