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가 11일 3시즌 만에 해체를 결정했다.
 
김성근 감독과 하송 단장은 이날 오전 열린 팀 미팅에서 팀 해체 결정을 선수단에 전했다.  
 
미팅이 열리기 전 팀 해체를 통보받은 코칭스태프는 악수를 하며 "수고했다. 잘 마무리하자"고 서로를 격려했다.  
 
오전 9시 30분, 선수단이 강당에 모였고 김성근 감독과 하송 단장이 단상에 섰다.  
 
하 단장이 힘겹게 말을 꺼냈다. "더는 팀을 운영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는 눈물을 보이며 강당을 나섰다.  
 
김성근 감독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하나하나 둘러본 후 "정말 미안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야구인 선배로서 너희에게 기회를 줄 수 없는 상황이 너무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고 말을 이었다. 김 감독은 끝내 눈물을 참았지만 붉어진 눈시울마저 감추지는 못했다. 
 
어리둥절해하던 선수들도 곧 '냉혹한 현실'을 깨달았다.
 
한두 명씩 눈시울을 붉히기 시작했다. 김 감독이 강당을 떠나자 울음소리도 터져 나왔다.  
 
김수경, 최향남 등 고참 선수들은 선수들의 어깨를 매만지며 위로했지만 자신들의 얼굴도 굳어져 갔다.  
 
말없이 이 장면을 바라보던 김광수 수석코치는 "야, 우리 여기서 헤어지는 거 아니야. 두 달 더 훈련하면서 더 실력을 키우자"라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원더스는 11월까지 고양에서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늘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하던 선수들이 "수석님, 감사합니다"라는 답을 했다.
 
감독과 코치가, 코치와 코치가, 코치와 선수들이 감사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원더스 선수단은 서로에게 고마워했다.  
 
원더스 선수단은 안정을 찾으려고 애썼다. 팀 해체 발표가 났지만 코칭스태프들은 바로 훈련일정을 짰고, 스무 명의 선수가 남아 훈련을 시작했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을 한 명씩 감독실로 불러 면담을 했다. 그는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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