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대학입시 시절에 머리를 감다가 깜짝 놀랐다. 뒷머리가 동그랗게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았던 것이다. 
 
매년 탈모 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호르몬, 면역체계 이상, 영양결핍, 특정 약물로 탈모가 발생한다. 탈모의 원인과 치료를 알아보기 전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머리에는 왜 털이 날까. 태양으로부터 뇌를 보호하기 위해 머리카락이 생겼다는 것과 두뇌의 열을 흩어지게 하기 위해서라는 가설이 있다. 직립보행으로 태양이 수직으로 머리에 닿으면 골수는 뜨거워지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머리카락이 생긴 것이다. 인간은 두뇌 활동이 왕성해지고 이로 인한 열을 식히기 위해 머리카락만 발달하고 체모는 퇴화했다. 즉, 뇌의 '정혈'을 보호하며 '화열'을 흩어지게 하기 위해 머리카락이 생겨난 것이다.
 
정혈이 고갈되는 대표적인 이유는 스트레스다.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공부를 하는 수험생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는 불면과 불안은 물론 탈모로 이어진다. 얼굴과 머리의 화열은 먹고 마시는 것의 부적절함과 밀접하다. 동의보감에서는 '기름진 음식으로 열이 생기고 격막 위에 습담이 생겨 머리카락 뿌리의 혈을 훈증했다'라고 말한다.
 
치료의 기본은 수승화강(머리는 시원하고 발은 따뜻하게)의 원리에 입각한다.
 
신체의 움직임이 적고 생각이 많을 수록  불기운은 위로 치솟고 아래는 차가워진다. 인체의 상부와 하부의 순환을 도와줄 수 있는 108배나 하체 운동이 필요하다. 두피에 몰린 화열을 흩어주기 위해서는 머리카락을 빗는 것이 좋다. 과식과 과음을 주의하고 스트레스 해소는 필수이다.
 
정혈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참깨가, 화열이 왕성한 사람에게는 측백엽이 도움이 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